정년을 2년여 남겨두고 오는 12월말 명예퇴임하는 경남 함양군의 한 고위간부직원이 군청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함양군 최장기 군수비서실장’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트레이드마크처럼 따라붙는 이현규(58) 행정국장이다.
그의 퇴임은 후배들의 승진 기회를 열어주고, 친구인 민선8기 신임군수의 초기 인사 부담도 덜어주기 위한 용단으로 알려졌다.
고위간부로 재직하면서도 소탈하고 무난한 인간관계로 정평이 난 그인지라 예상치 못한 용퇴와 배려에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9급으로 시작해 33년 만인 지난해 지방기술서기관으로 승진했던 이 국장은 “지나고 보니 34년 정말 짧다. 한나절 소풍 왔다 가는 기분”이라며 “인복이 많아서 좋은 분들과 공직생활을 잘할 수 있었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퇴직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만나면 차 한잔. 막걸리 한잔 나눌 수 있는 선배 공직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민선 3,4기 천사령 군수님을 7년간 모셨던 시절”을 꼽으면서 “그래서 나의 이력에는 ‘최장기 비서실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이 국장은 “퇴임 후 고향 마천에서 농사짓고 봉사하면서 살고 싶고,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 곁에서 마지막 효도를 다하고 싶다”며 “인생에서 한 지붕 밑에서 함께 호흡하고 일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한 울타리에서 근무하면서 역지사지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행복한 함양을 만드는 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후배 공무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1989년 경북대를 졸업한 이 국장은 그해 울주군 두동면에서 공직을 시작해 1990년 함양군으로 전입, 군수 비서실장과 마천면장, 의회사무과장, 행정과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1월 행정국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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