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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방관 휴양소’엔 왜 아무도 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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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방관 휴양소’엔 왜 아무도 안 가나

도시가스·수돗물 사용 불가…비 오면 방에서 물이 주르륵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마주한 낡은 2층 빌라. 

바로 앞엔 주민이 사는 단독 주택이, 건물 위로는 고가 다리가 보인다.

▲남양주시 수동면의 경기도 소방관 휴양소. 위쪽으로 고가 다리가 있다.ⓒ프레시안(황신섭)

뒤편 언덕에서는 국도 98호선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빌라 정문 우편함엔 뜯지 않은 전기 요금 고지서가 들어 있다. 왼쪽 농구장은 자물쇠로 잠갔다.

‘뿌지직’. 건물 오른쪽 계단을 오르자 나무 바닥 길은 부서진다. 이미 군데군데 구멍도 난 상태다.

이곳은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운수리에 있는 수림빌라다. 1997년 11월8일 준공한 건물로 2010년 10월15일부터 경기도 소방관 휴양소로 쓰기 시작했다.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산자락에 자리 잡아 공기가 맑았다. 주변에 민가도 없었다.

▲경기도 소방관 휴양소 우편함에 전기 요금 고지서가 보인다.ⓒ프레시안(황신섭)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인근에 단독·연립 주택과 공장이 제법 들어섰다.

    

여기에 건물이 노후화하면서 현재 빌라 외벽은 백화 현상이 생겼다. 방 4곳의 천장과 벽에서는 물이 흐른다. 

특히 내년엔 빌라 위쪽으로 국도 98호선이 개통 예정인데, 이러면 빌라에서 엄청난 소음이 들릴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곳은 도시가스는커녕 수돗물도 안 나온다.

산사태도 문제다.

실제로 2020년 8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빌라 쪽으로 꽤 많은 양의 토사가 쓸려 내려오기도 했다. 도무지 소방관들이 쉴 여건이 안 된다.

이러다 보니 최근 이곳을 이용하는 소방관이 단 한 명도 없다. 

지금은 남양주소방서가 건물을 관리하는 중이다.

▲경기도 소방관 휴양소 나무 바닥 길(데크)은 여러 군데 부서졌다.ⓒ프레시안(황신섭)

상황이 이러자 남양주소방서는 지난 7월 북부소방재난본부에 휴양소 사용을 폐지하자고 건의했다. 이에 소방 당국이 매각을 검토 중이다.

남양주소방서 관계자는 “휴양소가 외진 장소에 있고, 노후화도 심하다. 따로 예산을 투입해 새 단장하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더는 이곳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직원들의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도 “주변 환경과 건물 상태가 쉬기엔 좋지 않다”라며 “다만 이곳을 쓰지 않더라도 소방관들은 법인 콘도나 자연휴양림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휴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관건은 낡고 오래된 빌라 건물과 구석진 장소에 있는 땅이 과연 팔리느냐다.

현재 이곳의 공시지가는 4억1000여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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