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통해 이태원에서 숨진 많은 젊은 영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많은 외국 문화가 몰려 왔지만 ‘핼러윈 데이’만큼 이상하게 변질되어 확대된 것은 없을 것이다.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한창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나이에 스트레스 풀려고 갔던 길이 영원의 길이 되었으니 그 부모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짐작이 간다. 필자도 강단에서 40년을 지켜온 교수로서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모두가 필자의 탓으로 돌려도 좋다. 잘못 가르친 교수의 탓이다.)
우선 외래어는 우리말에 적당한 단어가 없는 관계로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할지라도 국립국어원에서 각각의 표기법에 관해 규정해 놓은 것이 있다. 그 규정에 의하면 ‘할로윈’이 아니라 ‘핼러윈’이라고 써야 한다. 많은 언론사에서 무분별하게 ‘할로윈 데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미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재미있는 귀신의 복장을 하고 집집이 다니면서 사탕을 얻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면서 각종 마귀의 형상과 악마의 모습을 하고, 게임 캐릭터를 흉내 내면서 그날을 즐긴다. 그렇게 해서 하루만이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라 이해하지만 사람이 죽는 경우에 이르게 되었다면 이 문제는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튼 본 칼럼은 표준어 규정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필자의 주장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핼러윈의 유래와 올바른 표준어 쓰기에 대해 설명하고 마무리 하고자 한다.
오늘날에는 할로윈(Halloween) 축제라고 하면 무시무시한 복장으로 변장을 한 채로 참가하는 가장무도회와 입으로 사과물기를 하거나, 집집마다 사탕을 구하러 다니는 아이들로 북적대는 밤을 떠올린다. 하지만 할로윈 축제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기 전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축제가 벌어졌으며, 그 역사 역시 2,000년을 훨씬 넘는다. ‘환락과 유희의 밤’으로 변화된 오늘날의 할로윈은 아일랜드 켈트족의 삼하인이라 하는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삼하인은 죽음의 제왕인 샤먼을 섬기는 신성한 의식이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날 하루 전날인 10월의 마지막 밤을 여기저기에서 온갖 요정들이 세상으로 나오는 날이라고 생각했으며, 인간이 ‘영(靈)의 세계’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날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중략)-모든 의식이 끝나고 나면 집집마다 화톳불에서 불이 붙은 장작을 하나씩 가져다가 집에 있는 벽난로에 불을 지폈다. 고대 로마인들이 켈트족을 정복한 이후에는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금지했다. 할로윈 축제는 그 모습을 달리해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이상 <다음 백과>에서 요약하여 재인용)
위의 문장을 보더라도 ‘할로윈’이라는 표기를 고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니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겠지만 대중들이 보는 글이나 매체에서는 표준어를 사용해야 함은 기본이다. 우리가 틀리기 쉬운 외래어 발음들이 상당히 많다. 외국어와 외래어는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말의 규정에 따르는 것이 좋다. 우선 외래어 표기 규정을 정리해 보자.
제1항 :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제3항 :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적는다.
제4항 :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직으로 한다.
제5항 :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
라고 되어 있다. 외래어는 우리말이 된 외국어를 말한다. 스마트폰, 프린터, 키보드 등이 좋은 예다. 우리가 흔히 잘못 쓰고 있는 것의 예를 보자.(화살표 오른쪽이 맞는 표기법임) “오오사카=>오사카, 쥬스=>주스, 텔레비젼=>텔레비전, 까페=>카페, 째즈=>재즈, 가디건=>카디건, 렌트카=>렌터카, 밧데리=>배터리, 앵콜=>앙코르, 플랑카드=>플래카드, 화이팅=>파이팅, 호일=>포일” 등과 같이 셀 수 없을 정도 많다.
이왕 규정을 정해서 만든 것이니 우리 모두 규정대로 읽고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민족이 선진국민이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 또한 큰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세계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인 만큼 자랑스럽게 규정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자.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