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0.75%포인트씩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안정되는 예상 수준이 더 올라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은행을 향한 미국 발 압박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목표치를 기존 연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해당 기준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약 1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의 태도는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금리인상 중단을 생각할 때가 아니"며 "아직 우리가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그 시기는 "이르면 다음 FOMC일 수 있고, 아니면 그 다음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이 다음 FOMC에서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이하의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진 신호로 해석된다.
만일 다음달 예정된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이 빅 스텝을 단행할 경우 연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4.25~4.50%가 된다.
이는 미국의 내년 기준금리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올라갈 것임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예상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점도표 또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점도표에서 제시된 기준금리 전망치는 4.6%다. 현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이 목표는 이미 내년 초면 도달할 영역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 전망치를 5.00% 이상으로 높여 잡아야 한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최종 금리 수준이 지난번 예상치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해 쐐기를 박았다.
결국 이번 연준의 태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아직 물가를 못 잡았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 침체 등의 희생을 감내해야만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같은 해석이 작용하면서 미국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55%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2.50%, 나스닥 지수는 3.36% 하락했다.
새벽에 전해진 소식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 급락한 2297.45로 출발해 곧바로 23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고 개인이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1.95(1.71%) 하락한 685.42로 출발해 69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주식 순매수를,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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