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오갈 때마다 담배연기 때문에 짜증나요", "신고하려 해도 금연구역이 아니어서 단속이 안된다네요". 경기 안양시 범계역 일대 번화가를 생활권으로 하는 주민이나 행인들의 하소연이다. 흡연 관련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범계역 주변은 로데오거리를 비롯해 백화점 등 주요 상점이 밀집해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담배 연기 때문에 로데오거리는 피해 다닌다'거나 '단속을 늘려달라'는 불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로데오거리에서는 흡연을 하면 안 되는 걸까?
관할인 동안구에 문의해보니 로데오거리가 금연구역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금연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와도 계도는 할 수 있지만 과태료 부과와 같은 단속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지역에서 흡연 민원이 접수되면 최대한 빨리 금연지도원을 보내 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실내공간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보행로와 같은 실외에서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라면 흡연이 가능하다.
실외 금연거리 지정은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른다. 결국 로데오거리가 금연구역이 되려면 안양시의회에서 해당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는 조례가 있어야 한다.
흡연자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범계역 2번 출구 근처에 마련된 흡연부스를 이용한 한 시민은 "실내는 전부 금연이고 흡연을 위해 밖에 나와야 하는데 그마저도 지나가는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이렇게 흡연할 수 있는 지정구역이 있어서 그나마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범계역 일대 금연구역 표시가 된 곳을 살펴보니 지하철 출입구 근처와 롯데백화점이 있는 범계역 광장 등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시가 있었다.
하지만 범계역 광장에서는 흡연 단속이 미흡한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이곳에서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에 구 관계자는 "흡연 단속은 현장 적발이 원칙이라 현행법상 금연지도원이 도착했을 때 흡연자가 흡연을 하고 있어야 단속이 가능하다"면서도 "금연지도원이 수시로 단속하고 있지만 동안구가 워낙 넓다 보니 현재 7명인 금연지도원 인력 배치에 한계가 있어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연지도원 추가 채용에 대해서는 "정해진 예산이 있어 현재 추가 인력 확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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