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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사랑해요' 문자, 대단한 반전처럼 호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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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사랑해요' 문자, 대단한 반전처럼 호도해"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정철승이 공개한 문자 두고 "새 증거 아니라 이미 제출한 것"

정철승 변호사가 SNS에 유포한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에서 "새로운 증거가 아니라 이미 피해자가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변호사 정철승이 유포하고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는 2020년 7월 8일 고소 시 피해자가 직접 본인의 핸드폰을 포렌식하여 제출한 것"이라며 "이 포렌식 결과는 성희롱 결정을 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과정에서도 이미 검토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을 대리하여 국가인권위원회 성희롱 결정 취소 소송을 진행한 정 변호사는, 해당 재판에서 얻은 박 전 시장과 피해자간 나눈 대화 내용을 해당 사건 유족 대리를 사임한 이후 본인 SNS에 유포했다.

정 변호사가 공개한 문자를 보면, 피해자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굿밤"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용" 등의 내용을 보냈고 이에 박 전 시장은 "그러나 저러나 빨리 시집가야지" "내가 아빠 같다"는 내용을 보냈다.

여성단체들은 정 변호사가 공개한 문자가 단편적인 내용이라며 "성폭력 판단에서 상황과 맥락이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보낸 문자들은 "가해자의 행위를 멈추기 위해서, 더 심한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 가해자의 비위를 맞추거나, 가해자를 달래는 행위는 절대적 위계가 작동하는 위력 성폭력 피해의 맥락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라고 보낸 문자를 두고 "특정 시점의 대화가 포렌식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먼저' 박원순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했다며, 이것이 대단한 반전인 것처럼 변호사 정철승은 호도하고 있다"며 "언론도 "먼저 '사랑해요'라고 했다"를 표제로 무분별하게 보도하고 있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편에서 피해자를 음해, 비난하는 일부 세력 또한 '피해자가 먼저 선을 넘었다', '허위 신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치인 박원순의 활동에서 '사랑해요'는 지지자와 캠페인 차원에서 통용되던 표현"이라며 "자원봉사자, 장애인, 아동, 대학생, 지지자와 박원순 전 시장 사이에서 사용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피해자는 4년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로서 수발하며 정치인 박원순을 지지하고 고양하고 응원하는 '사랑해요' 표현을 업무 시에 계속 사용했다"며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동료들, 상급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면 상급자도 피해자에게 '사랑해'라고 하고, 피해자도 동료들과 상급자에게 '사랑해요'를 기재한 경우를 볼 수 있으며, 이같은 자료 또한 경찰 및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피해자가 '꿈에서 만나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을 두고도 "(이 문자를 받은 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꿈에서는 마음대로 ㅋㅋㅋ'라고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며 "'꿈에서 만나요'는 직장의 수장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연락이 밤늦게 이루어지는 것이 반복되었던 시점에서 피해자가 이를 중단하고 회피하고자 할 때 마치 어린아이 달래듯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러한 내용과 피해자의 해명은 모두 과거 고소인 진술서에 담겨져 있다며 문자 관련 고소인 진술 내용을 첨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보다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자는 피해자 스스로 고소 전에 포렌식한 자신의 휴대전화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주로 박원순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성적 암시를 하는 문자들을 보낸 바, 고소인 휴대전화를 통해 일부 복원된 자료를 근거로 신속히 박원순 전 시장의 핸드폰을 압수하여 그 문자들이 복구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여 피해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와 문자들을 복원했어야 했지만 박 전 서울시장은 고소 직후 자살했고,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청구를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후 박 전 서울시장의 휴대전화는 유족들에게 반환됐다"며 "유족과 대리인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핸드폰을 포렌식하여 공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나 현재 박 전 서울시장의 생전 텔레그램 계정은 삭제됐다. 휴대전화 반환 이후 텔레그램 탈퇴, 핸드폰 초기화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과 관련 있는 자료 그대로를 수사기관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 제출 자료, 그 외 관련 증거, 참고인들 진술,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하여 성희롱으로 결정했다"며 "이는 박 전 시장이 사망하여 방어권 행사가 어려운 점까지 적극 감안하여 피해자의 피해를 축소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피해자는 경찰 및 인권위위원회 등 국가 공적 기구에 조사를 신청하고 절차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며 ""그런데도 이미 결정이 이루어진 사안을 부정하고,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중 획득한 피해자 자료를 피해자 공격을 위해 왜곡, 짜깁기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국 가해자 편들기를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며 직장 내 성폭력, 성희롱 공론화와 고발을 위축시킬까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관련사건 재판부 및 변호사 정철승의 기존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검찰 역시 현 상황을 직시하고 제대로 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주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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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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