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최근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 8곳에 미사일 75발을 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크림대교 폭발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한 뒤 이날 아침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푸틴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궁)은 이번 사건 조사를 맡은 조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보고받는 영상을 9일 공개했다.
영상에서 푸틴은 "폭발을 기획한 자들과 감행한 자들과 배후에서 지원한 자들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라며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의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테러행위"라고 말했다.
크림대교는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것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2018년 약 40억 달러(5조6620억 원)을 들여 개통한 크림대교는 러시아에서 '어머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결합하는 상징적 '결혼반지'로 통하며 푸틴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CNN은 "푸틴은 이번 폭발을 개인적 모욕으로 여기고 집요하게 보복할 것"(질 도허티 기자)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새벽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도로에서 트럭 폭탄이 터지고 옆의 철로를 지나던 화물열차의 유조차들에 불이 붙어 다리의 일부가 파괴됐으며 3명이 숨졌다.
관련해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크림대교 폭발사건을 우크라이나가 감행했다면서 "범죄집단인 키에프(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러시아식 이름) 정권이 저지른 테러행위이며 파괴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범죄에 대한 러시아의 유일한 대응은 테러리스트들을 직접 패망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보복 방침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당국이나 군은 이번 사건에서 자신들이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출근시간대에 75발의 미사일이 날아왔다"
이처럼 러시아가 보복 공격을 다짐하는 가운데, 10일 아침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수도 중심부의 세우첸키우스키 지구에서 여러 번의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부무는 키이우 중심부에서만 8명이 사망하고 24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가 공격당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키이우 뿐아니라 서부의 르비우, 북동부 하르키우 등 8개 지역의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미사일 타격이 있고, 불행히도 사상자들이 있다"며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출근시간대에 미사일 75발이 날아왔고, 이중 41발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9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의 아파트 등 민간시설을 공격해 최소 17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아나톨리 쿠르테프 자포리자 시의회 사무총장은 밤새 로켓탄이 떨어져 최소 5채의 민가가 무너지고 40여채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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