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선택의 폭이 넓어 급식시간이 기다려져요."
21일 오전 11시 55분께 경기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3학년 학생들이 각 과별로 들어와 각자 식판에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옥수수밥과 아욱된장국, 낙지삼겹볶음, 불닭맛김, 참치스프레드, 오이소박이 등이 차려진 급식대에 선 학생들은 교사 또는 조리종사자들이 배식을 하는 다른 학교와 달리 직접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를 원하는 만큼 식판에 옮겨 담고 있었다.
급식실 한 켠에 별도로 마련된 또 다른 급식대에는 직접 만든 수제 요거트와 견과류 등이 놓여 있었고, 학생들은 상추와 깻잎을 비롯해 삶은 양배추 등이 놓인 샐러드바(쌈 코너)에서 원하는 채소를 담은 뒤 자리에 앉아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카페테리아 형식(자율선택형 급식)으로 이뤄진 성남외고의 급식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배식과 샐러드바 운영이 특징이다.
특히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 특성상 하루 3끼를 모두 급식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학생들은 급식일지 작성을 통해 원하는 메뉴를 건의할 수 있고, 건강상태에 따라 죽과 알레르기 대체식 등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랍스터와 마라탕 등 한 달에 한 번 여러나라의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이처럼 각자의 기호에 따라 반찬과 식사량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데다 원하는 메뉴 및 세계 음식까지 제공되다 보니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최하원(영어과 2학년) 군은 "학교 급식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음식의 폭이 넓다는 점"이라며 "랍스터나 라면이 나오는 등 초·중학교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급식을 먹을 수 있고, 때에 따라 식사가 힘들 때는 샐러드 등으로 대체할 수 있어 식사를 거르지 않아도 된다"고 학교 급식을 자랑했다.
이수아(독일어과 2학년) 양도 "가장 큰 장점은 받고 싶은 급식을 원하는 만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과 급식노트제도를 통해 메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바로 반영되는 점 등"이라며 "또 아침에는 누룽지나 스프, 빵과 요거트 등 다양한 대체식도 먹을 수 있어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운 학생들도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성남외고의 사례와 같이 학생들이 기호에 따라 메뉴와 양을 정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식 급식 운영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경기도교육청은 카페테리아식 급식 운영 방식의 확대를 위한 사업 시행에 나선다.

최근 카페테리아식 급식 도입 모델 개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 도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3개월간 학교 관리자와 영양교사·영양사 및 교육지원청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 모델 개발을 위한 TF’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자율배식대 형태의 급식을 운영하는 학교 가운데 10곳을 ‘카페테리아 시범학교’로 선정·운영하면서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영양·식생활교육 △교육과정 연계 학생급식 △자동화기기 시범운영 △시설·기구 설비 공간 재구조 △인력 운영 등을 중점 연구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설문조사 및 학생자치회 등을 통한 교육공동체 의견 수렴과 배식 방법을 고려한 구체적인 운영 방법을 마련해 내년도 본 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편성,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운영하고, 오는 2026년까지 카페테리아식 급식 도입 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조리 종사자의 노동환경, 급식비 단가 조정 등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학생들의 자율권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확대해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며 "학생들의 기호와 요구에 맞는 다양한 급식과 건강한 식생활교육을 통해 맛과 질이 보장되는 학교급식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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