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류 대동선착장은 정박해 있는 배들 사이에 곤죽이 되어 있는 녹조들로 가득했다. 이곳뿐만 아니다. 낙동강 곳곳이 녹조로 가득했다.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선박이 수시로 운행하고 수차까지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칠서취수장 안은 밖보다 더 심했다. 초록색 페인트를 쏟아 부은 듯 녹조로 뒤덮인 물이 수돗물로 생산된다는 사실은 충격을 더 했다.
강물의 녹조는 농업용수란 이름으로 인근의 논과 밭으로도 흘러들어갔다. 곤죽이 된 녹조를 먹고 자란 벼와 배추, 무 등의 농작물이 안전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녹조로 곤죽이 되어버린 강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녹조 위를 달리는 수상스키와 보트, 유람선. 그 사람들은 녹조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녹조에 대한 위해성을 알리지 않는 정부 탓이다. 강바닥에서 퍼 올린 펄에는 붉은 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 등 4~5급수 지표종이 발견되었다.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간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그리고 낙동강네트워크 회원 및 활동가들은 낙동강 현장 녹조 조사를 진행했다. 주요 녹조 발생 지점과 취수원 일대의 강물을 채수하고 강바닥을 채토를 하며 조사를 진행하였다. 낙동강 하굿둑부터 영주댐까지 둘러본 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정부는 낙동강의 녹조를 폭염과 가뭄 탓으로 돌렸지만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실패한 정책이 만든 장기진행형 인재다. 강은 병들었고 사람까지 그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 언제까지 병든 강을 두고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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