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포 바로 썰어드려요. 한팩에 5000원, 두팩에 9000원 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이틀 앞둔 8일 낮 1시께 경기 수원에 위치한 못골시장은 모처럼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이곳 전통시장은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매출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맞는 첫 명절답게 많은 손님들이 전통시장을 찾았다.
생선가게 주인은 동태포를 사러 온 손님에게 "한팩은 5000원, 두팩은 9000원입니다. 두 개 가져가세요~"라며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시선은 매장 곳곳에 진열된 상품을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유심히 살펴보는 손님과, 그런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받으려는 상인들로 시장 안은 시끌벅적했다. 상인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전통시장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마스크 밖으로 '웃음'과 '미소'가 새어 나왔다.
추석에 빠질 수 없는 송편. 알록달록 오색빛깔을 띤 송편 겉면은 먹음직스럽게 기름칠이 돼 있다. 5000원, 1만원, 2만원 단위로 포장된 송편은 진열 즉시 손님들이 집어갔다. 가게주인은 연신 송편을 빚으며 손님들에게 "우리집에서 사세요. 제일 맛있어요. 꿀떡도 가져가세요"라고 외쳤다.
바로 옆 과일가게 진열대에는 사과와 배, 포도, 단감 등이 탐스럽게 놓여 있었다. 주인은 "천천히 보세요. 원하는 종류로 담아드릴께요"라며 싱싱한 과일을 들어보였다. "과일값이 지난해보다는 인상됐지만, 아주 큰 폭으로는 오르지 않았다"고 주인은 설명했다.
고소한 기름냄새가 시장에 풍기자 가던 길을 멈추고 전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주인은 "우리집 전은 종류별로 다 잘나가요. 골라 보세요"라며 손님맞이에 나섰다.
생선가게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손님들의 시선이 모인 곳에는 국산 참조기가 놓여 있었다. 1만원, 1만5000원, 2만원으로 놓여진 조기에 주부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조기는 다 똑같이 생긴 것처럼 보였지만, 주부들은 저마다 본인이 찜한 조기를 혹 다른 사람이 채갈까 서둘러 지갑을 열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정육점 가게 여주인은 고기를 썰며 "고기 가져가세요. 오늘 LA갈비 좋아요"라며 외치듯 손님들에게 말을 건넸다. 주인은 "암소 국거리 한근에 2만7000원~. LA갈비는 오늘만 할인해 드립니다"라고 강조했다.
반찬가게 맨 앞줄에 진열된 겉절이와 총각김치는 1kg에 각각 1만2000원과 1만원. 빨갛게 버무려진 총각김치에 손님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흥정을 한다. 가게 주인은 "총각김치는 우리집 최고 인기메뉴입니다. 한번 드셔보시면 또 찾게 될 겁니다"라고 자신했다.
한 상인은 "요즘은 새벽배송 등으로 인해 전통시장에 젊은 손님은 아예 없다"면서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들로 힘을 내고 있다"고 미소 띈 얼굴로 손님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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