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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을지훈련과 을지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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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을지훈련과 을지연습

요즘이 을지훈련(연습)기간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이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며칠 전에 경찰로 근무하는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을지훈련과 을지연습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 말이냐고 물었다. 공식적인 것이야 2008년부터 ‘을지 포커스 가디언(UFG)’이라고 했고 그 전에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라고도 한 것 같다. 그것이 2008년에 을지 포커스 가디언으로 확정되었고, 우리말 규범 표기는 아직 미확정이라고 한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훈련인데 우리말 규범 표기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영어로 Guardian이라고 한다면 ‘수호자, 후견인’ 등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나 우리말에는 적당한 것이 없다? 그래서 훈련이라고 하기도 하고 연습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공식석상에서 어느 것을 써야 하는지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

을지연습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군사』 군인, 관청, 민간이 더불어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 민방공 훈련, 등화관제, 야간 통금 훈련, 교통 통제 따위의 훈련을 실시한다.(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을지훈련에 대한 고려대학교와 국립국어원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군사] 민간, 관청, 군인이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 민방공 훈련, 등화관제, 야간 통금 훈련, 교통 통제 따위의 훈련을 실시한다. 2008년부터 ‘을지포커스 가디언(UFG)’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군사』 군인, 관청, 민간이 더불어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 민방공 훈련, 등화관제, 야간 통금 훈련, 교통 통제 따위의 훈련을 실시한다.(국립국어원, <우리말샘>)

국립국어원에서는 ‘을지연습’과 ‘을지훈련’을 똑같이 풀어 놓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훈련과 연습의 의미를 좀더 명확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연습이라고 하면 “1.학문이나 기예 따위가 익숙하도록 되풀이하여 익힘 2.실지로 하듯이 함으로써 익힘(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이라고 되어 있다. 훈련은 “1.재주나 기예 따위를 배우거나 익히기 위해 되풀이하여 연습함 2.일정한 목표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실천시키는 실제적 교육활동 3.남에게 어떤 재주나 기예 따위를 가르쳐서 익히게 함”(<국어사전>)이라고 나타나 있다. 그러니까 훈련이라고 하든지 연습이라고 하든지 크게 의미의 차이는 없는 것 같이 보이기는 한다. 훈련이라고 하면 주로 군사적인 측면에서 연습하는 것을 연상하게 되고, 연습이라고 하면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되풀이하여 익히는 것이 떠오른다. 익숙해지도록 되풀이하여 연습한다고 한다면 훈련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나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온국민이 해마다 실시하는 것이니 만큼 군사적인 표현이 강한 훈련보다는 연습이라고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관한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필자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게 보일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학자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언론에서 을지연습과 을지훈련을 다 사용하다 보니 국민들의 언어 사용에 혼동이 오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범국민적으로 을지연습이라고 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규범표기를 확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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