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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무원, 2년간 1억 받고 미국 연수… '북한 내복 보내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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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무원, 2년간 1억 받고 미국 연수… '북한 내복 보내기' 제안

10년 간 대구시 공무원 국외연수에 혈세 '30억'… 표절률 89% 보고서도

대구시는 지난 10년간 약 31억 원을 들여 공무원 45명을 장기 국외연수 보냈다. 국외에서 석사 학위과정을 위한 교육훈련, 시 업무와 관련이 많은 직무훈련을 위해서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3천만 원이 넘는 시민 혈세를 지원받아 국외에서 훈련을 받은 공무원들이 제출한 보고서 상당수가 표절·함량 미달이라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대구시 공무원, 미국에서 2년간 '평화적 남북관계 기여…' 연수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보공개센터)를 통해 <프레시안>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대구시 장기 국외훈련을 다녀온 공무원은 45명이다.

총 비용은 30억 7천5백 만 원으로 1인당 68백만 원의 세금이 지원됐다.

'대구광역시 공무원 국외훈련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국외훈련 공무원 선발은 위원장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위원장이 지정하는 국장급 이상 공무원이다. 외부 전문 위원은 단 1명도 없다.

지침에는 '국외훈련 공무원의 선정부터 현지 생활 관리, 귀국 후 성과보고서'까지 외부 검증은 없었다. 일탈이나 부실을 견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2년간 1억 3천7백만 원의 지원을 받고 미국으로 간 공무원(3급)은 '평화적 남북관계 기여를 위한 대구시의 남북교류협력 추진방안'을 연수 보고서로 제출했다.

그는 대구시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과제로 '북한 어린이 내복 보내기 운동 재개', '대구 치맥축제와 대동강 맥주축제 교류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 강구'를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2년간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6급 대구시 공무원이 쓴 보고서 표절률은 89%로 나타났다.

<한겨레>는 표지와 참고문헌을 제외한 보고서 분량은 44쪽으로 이 가운데 34쪽 분량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2005년 발간한 자료를 사실상 복붙(복사·붙여넣기)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해당 공무원은 세금을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검사·감독하는 시청 내부통제 조직인 감사관 소속으로 연수 기간 96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기 국외연수 내역 전체를 공개하라는 <프레시안>의 요청에 "(장기 국외연수 대상) 공무원 이름은 공개하기 힘들다"며 "다만 최근 행안부에 지시로 최근 5년간 보고서에 대해서 표절 전수조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부분 논문 작성 방법 등에 미숙한 부분이 많아서 '표절'검사에 문제가 됐다. 당사자들에게 1차 보완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시민 L 씨는 "평생직장에 육아휴직도 자유로운 공무원에게 '유학' 혜택도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우리가 낸 세금으로 유학을 갔는데, 보고서는 왜 공개 안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공무원이 굳이 왜 미국으로 가서 남북관계 공부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1억을 넘게 받고 2년간 다녀온 보고서에 북한 아동에게 내복을 보내자는 정책 제안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연수 비용으로 내복을 보내지 뭣하러 외화 낭비하는지 참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행안부는 지난 6월 '국외 장기훈련 연구보고서를 기관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것으로 '지방공무원 교육훈련 운영지침'을 개정했다. 또 연수자가 제출한 연수보고서에 표절이 드러나면 지급한 체류비의 2배를 환수하도록 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4일 홍준표 시장 취임 후 '조직 안정화를 위한 공직기강 확립'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 및 복무 소홀 등 공직기강 해이 행위 등을 집중 점검한다고 공언했는데, 문제가 제기된 '국외훈련'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2년간 1억 3천7백만 원의 지원을 받고 미국으로 간 공무원(3급)이 제출한 훈련성과 보고서 일부 발췌 ⓒ 프레시안(=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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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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