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펠로시 방한 '외교 참사'? 尹대통령, 무난하고 합리적"

"'외교 참사·의전 결례' 논란 부적절…냉철하게 볼 필요 있다"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기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무난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하며 현 정부에 대한 '외교 참사' 논란을 일축했다.

문 이사장은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하고는 포괄적 동맹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눴고, 그다음에 김진표 국회의장하고는 '한미 간의 우호 협력을 열심히 해 나가자',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해나가는 데 한미 의회가 협력해 나가자'. 이런 협의를 했으니까 무난하다고 보는데, 오늘 아침에 신문에들 '외교 참사'다. 그다음에 '의전 결례'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좀 부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펠로시 의장을 일명 '패싱'했다는 비판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휴가 중에 나와서 누구 특정 인사를 만나고 하나? 안 그렇다"라면서 "미국 같은 데는 휴가라고 하는 게 사실 개인적 영역이기 때문에 그걸 인정을 해 준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대통령 입장에서도 휴가 중인데 그냥 바로 또 만나면 또 야당 쪽에서는 '굴욕 외교 한다'라고 또 비판을 할 거고, 또 안 만나면 '중국 눈치 본다'고 얘기를 할 거고"라며 "그럴 바에는 무사히 전화로 통화해서 전반적인 한미 관계를 얘기하는 게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냐. 그래서 저는 상당히 합리적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문 이사장은 국내외 언론에서 '중국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라고 보도한 데 대해 "그거는 중국 언론에서 한국 대통령이 소위 '중국 눈치 보고 그렇게 해서 전화 통화한 것 아니냐' 이런 보도가 나오니까, 그리고 또 한국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이렇게 일부 보도가 나오고 그러니까, 또 외신들이 그렇게 쓰고, 그게 일종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볼 때는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나. 미국에서 권력 서열 3위 인사가 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또 홀대해도 문제인데, 저는 무난하게 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8월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이사장은 또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파트너인 김 의장이 공항에 마중하지 않은 데 따른 '의전 결례'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알기에는 그게 아마 타이완에서 이쪽으로 오는 데 상당히 보안을 요했고, 그다음에 도착 시간에 대한 것을 사전에 통보를 못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봐서 그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두 시간 전에 우리 국회의원들 보고 나와서 공항 영접하라고 그것도 결례일 것 아니냐"라며 "그러니까 미국에서 그런 걸 다 고려해서 오산에서 영접하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충분히 양해를 했다. 그러니까 저는 우리 정부가 얘기하는 걸 그냥 우리가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특히 "자꾸 그건 대만이 이랬는데, 싱가포르가 이랬는데(라며 비교하는데), 그건 그쪽 나라고 우리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위상도 있고, 그다음에 우리의 의전적 절차도 있고 그러니까 내가 볼 때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 "이것이 왜 큰 문제로 등장하느냐 하는 건 이해가 좀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