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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펠로시 의장 만나지 않아도 문제 없어…정쟁 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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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펠로시 의장 만나지 않아도 문제 없어…정쟁 삼지 말자"

여당은 비판, 야당은 옹호…'中 의식 행보' 분석에 뒤집힌 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가질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4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공식 휴가 기간 중인 이날 오후 펠로시 의장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앞서 전날 일부 언론은 윤 대통령이 휴가 중임에도 펠로시 의장을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으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 만남은 대통령 휴가 일정 등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3일 오전 브리핑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보도에 혼선이 없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파트너는 국회의장이고, 대통령은 휴가 중이기 때문에 만나시는 것은 적절치 않으신 것 같다"며 "펠로시 의장에 대한 국회의장의 여러 가지 대응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외교적으로 맞는 것"이라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치권이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 공지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불과 직전 주 금요일(7월 29일)에야 공지된 점 등을 들어, 휴가 일정 자체가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을 고려해 잡힌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첫 해 여름휴가를 7월 말부터 8월 초에 걸쳐 다녀왔는데, 둘 모두 휴가 일정 공지는 7월 초순경에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29일부터 임기 첫 해 여름휴가를 시작했고, 해당 일정 공지는 7월 8일에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7월 30일부터 첫 여름휴가를 갔고, 7월 10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7월 말부터 8월 초에 걸쳐 휴가를 간다'는 발표를 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8월 1일부터인 휴가 기간을 사실상 하루 전인 7월 29일에(7월 30~31일은 주말) 발표한 셈이다.

이같은 사정 때문인지, 정치권에서는 흡사 여야가 뒤바뀐 듯한 반응이 나왔다. 여당 내 비주류에서는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반응이 나온 반면, 야당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중국 눈치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전 의원은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펠로시 의장은 오늘 JSA를 방문한다고 한다. 동맹국 의회의 지도자가 우리 안보의 최일선을 방문하는데 정작 우리 대통령과는 아무런 만남이 없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던 새 정부 초반부터 오락가락 외교는 우리 국가이익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펠로시 의장 대통령 미팅 관련 이런저런 논란이 있는데 저는 대통령께서 만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대만 방문 직후라 외교적 부담을 느낄수도 있지만 대만 방문과 한국 방문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과 대한민국 정부의 주 의제는 대만 문제가 아니라 북핵 문제, 한미동맹 등"이라며 "때문에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도 국익을 위해 미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는 이례적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 휴가중이어서, 지방에 계셔서 안 만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인 거 같고, 가능하면 만나는 게 좋겠지만 지금 중국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한국을 방문하는 거라서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꼭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미국에서 오는 요인(要人)들을 잘 대접하는 게 중요하지만 미중 갈등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는 그런 측면의 고려라면 전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접견하지 않는 것이 한미동맹 균열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보수진영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상당히 여러 번 대화를 나눴다"며 "한미동맹 자체에 큰 균열 있는 게 아니다. 이 문제를 그렇게 심각한 정쟁의 내용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우 위원장은 "다만 펠로시 의장이 불쾌하지 않게 잘 설명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나면 좋지만 안 만났다고 해서 한미동맹에 균열 오는 것처럼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재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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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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