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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대학 청소 노동자, 연세대에 모여 "명문 대학이 노동조건 개선 앞장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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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대학 청소 노동자, 연세대에 모여 "명문 대학이 노동조건 개선 앞장서라"

"우리는 새벽에 와서 일하는 그림자 없는 귀신이 아니다"

서울지역 13개 대학·빌딩 청소, 경비, 주차 시설관리노동자들이 27일 연세대학교에 모였다. 시급 440원 인상,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는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이날 서울 연세대 백양관 앞에서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액만이라도 (임금을)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대학은 코로나를 핑계로 저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진짜사장 총장님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생활임금을 보장해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시급 440원 인상 △샤워실 설치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등을 요구했으나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교섭에 응하지 않아 농성에 나섰다. 연세대 재학생이 집회중인 청소노동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며 관련 문제가 부각되자 학교는 지난 26일 청소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간담회 학교대표인 총무처장의 코로나 확진으로 8월 초로 연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가 27일 오후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청소노동자들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김현옥 연세대 분회장은 "우리는 새벽에 와서 일하는 그림자 없는 귀신이 아니다"라며 "나라에서 440원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만 임금을 올려 달라"고 강조했다.

대학 내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 문제는 비단 연세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홍익대, 덕성여대, 인덕대 청소노동자들도 참여해 "큰 대학, 명문 대학인 연세대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덕대 분회장 A씨는 이날 "인덕대는 다른 큰 대학에 비해 전문대라서 (처우 개선을) 빨리 못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연세대에서 합의를 하면 인덕대가 따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분회장 B씨도 "학교의 어려운 사정도 알지만, 저희도 한식구라고 생각하고 교섭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김영애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땀 흘려 노동하고 옷이 마르면 등에 하얗게 소금꽃이 핀다. 그리고 나서 퇴근할 때는 땀냄새가 진동하는데 버스를 어떻게 타겠냐"며 "노동자가 일하고 씻을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로 이렇게까지 투쟁해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이어 "적어도 일한 사람이 나가서 악취로 외면받고 푸대접 받지 않게끔 노동 조건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연세대 학생들도 참여해 연대했다. 연세대 비정규공대위 소속 해슬은 "많은 사업장에서 연대하러 온 것을 보니 이 문제는 연세대만의 일이 아니"라며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해서 싸우는 일이 나의 노동권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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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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