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도시관광공사가 퇴임을 앞둔 임원에게 선물할 '황금열쇠' 구입을 위해 갹출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으나 논란이 일자 '없던 일'로 하는 등 해프닝이 빚어졌다.
지난 19일 오전 <프레시안>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제보는 지난 주쯤 공사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퇴임을 앞둔 한 임원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하기로 하고 일정 금액을 갹출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자 A씨는 "국가 경제도 어렵고 실업자가 늘어나며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이 시기에 '철밥통' 직업을 갖고 있는 공사 직원들이 사회에 빈축을 살 만한 오해의 행동을 하는 것과,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해 돈을 걷기로 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가 없어 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은 제보 접수 직후 사실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파주시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시 관계자는 "(확인 결과)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으며, 그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반대한다는 말이 없었다"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두 번째 통화에서 "도시관광공사 정학조 사장은 황금열쇠 모금을 즉시 중단하고 이미 받은 돈도 각 계좌로 돌려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최초 제보자인 A씨에게 전달하자 "기자님 보세요. 그 자리에서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저는 싫어요'라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쓴 미소를 지었다.
취재가 시작되자 '황금열쇠'는 없던 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얼마 뒤 공사 내부에서 '기자에게 제보한 사람을 색출해야 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다.
<프레시안>은 이와 관련해 공사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으나 더 이상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