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리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진행돼온 도내 하천정비사업이 확 바뀔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은 22일 제주시 구좌읍 일대 천미천 정비사업 현장 방문을 통해 “재난 재해 예방을 위한다는 명목이라 할 지라도 하천 원형을 훼손하는 천편일률적인 정비사업은 더 이상 안된다”고 밝혔다.
또 “제주는 건천이 많고 지역별로 강우량 편차가 큰데도 전국적인 기준으로 설계홍수량을 산정해 하천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도내 하천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한 정비가 필요할 경우 획일적으로 제방을 쌓거나 콘크리트 담벽을 만들 게 아니라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침수 피해 예방 대책을 모색하고, 하천 상류에 저류지를 조성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오 당선인은 특히 “필요하다면 행정에서 상습침수지역을 매입해 민원을 해소하고 매입한 부지는 하천의 원형을 보전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면서 “천미천 정비사업 역시 이같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당선인은 “제주의 하천은 단순한 물이 흐르는 통로로만 인식하지 말고, 하천 주변의 생태 환경이 보전되면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활용될 수 있고, 훌륭한 관광자원도 될 수 있다”며 관계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오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천미천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하천의 원형 보전과 생태계 보호 방안 마련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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