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험지로 꼽히는 부산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10여년 이상 민주당 간판을 걸고 선거에 도전해 왔던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역위원장 직을 내려 놓는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강 전 부지사의 지역구는 부산시 서구·동구 지역이다. 특히 동구는 지난 199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이다. 그러나 이후 보수정당이 계속해 당선돼 왔다. 19대 총선에서 부산 서구, 20대, 21대 총선에서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 험지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던 이 전 부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영광스럽고도 과분했던 더불어 민주당 부산 서구동구 지역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 유무상통의 민족 번영을 위해 경기도에서 저의 남은 정치 인생을 다 바칠 참이다. 정치 초년생의 마음으로 작은 일이라도 찾아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일성을 떠올린다. 다 제 역량의 부족과 부덕함의 소산"이라며 "험지에서 긍지를 길어 올리고, 위기에서 승기를 만들 실력과 덕성을 겸비한 젊은 신진에게 길을 내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국민께 심판 받은 민주당의 과감한 혁신을 청신(淸新)하게 이뤄 낼 청년이 마음껏 활약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으로 부산에서 10여 년, 런던보이의 정치 인생 1막을 마무리 한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세 번의 총선 뿐만 아니라 대선, 지선, 재보궐 등 숱한 선거에 나섰고 결과는 좋지 못했다.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험지라지만 한번은 꼭 일할 기회를 얻고 싶다는 열망만큼은 놓을 수 없었다. 지역 밭갈이를 하며 흘린 눈물들, 무수한 패배 속에서 겪었던 설움들, 지역구를 잠깐 비워야하는 상황으로 감내해야 했던 곡해와 비난들,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나"라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런던 살이 20년을 청산하고 부산 서구동구에서 노무현을 따라 문재인을 쫓아 옳은 정치를 실천하고자 진력했다. 그사이 집도 절도 없는 이산가족이 되어 아내도 딸도 각자도생 했다. 낙선의 시간이 더해질수록 가족 간 그리움도 쌓여가는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대 총선 패배 후 이재명 의원(당시 경기도지사)을 도와 경기도에서 평화부지사를 맡았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의원을 도와 부산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아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평화경제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이 전 부지사는 향후 행보에 대해 "저는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경험을 살려 분단 체제 해소와 평화 체제 구축에 기여 할 수 있는 길을 가고자 한다"며 "DMZ를 품고 있는 경기도에서 대결과 화해의 냉온탕을 오가는 접경지 주민들의 삶을 목도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평화, 유무상통의 민족 번영을 위해 경기도에서 저의 남은 정치 인생을 다 바칠 참"이라고 했다. 그는 "한길 가는 동지들이 손 내밀어 주시길 소망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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