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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방화범 "삶 되찾고, 가정 지키고 싶어"... 억울함 호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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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방화범 "삶 되찾고, 가정 지키고 싶어"... 억울함 호소했었다

"울분과 한, 큰 사건으로 연결될 것"

지난 9일 7명이 숨진 대구 변호사사무실 화재 방화 용의자 천모 씨가 "현재 경제적, 가정적, 심적으로 거의 파산상태에 직면해 있다"며 "누적된 억울함과 화병(火病)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려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고 재판부에 호소한 문서가 드러나 논란이다.

그는 "법질서 무너져, 큰 사건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소송 결과에 따라 모종의 결심을 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심경도 남겼다.

20만 원 월세 살던 천모 씨 "소송비용도 어렵게 마련..."

지난 9일 오전 대구광역시 수성구의 법무빌딩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방화 용의자와 변호사 사무실 직원 등 7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인 천모 씨가 진행 중인 민사소송과 관련해 앙심을 품고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모 씨는 월세 20만 원 낡은 아파트에 살면서 소송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천모 씨가 해당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서류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프레시안>이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피고는 거짓말과 모략으로 원고를 20년간 근무한 직장까지 잃게 만들었다"며 "법원 판결까지 받은 원고의 채권을 고의로 공탁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굴복시켜, 자신의 범죄혐의 모면을 도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천 모씨가 불을 지른)변호사사무실에서 원고(천 모씨)의 채권을 공탁하기 위한 논의가 있었다"며 "피고는 천 모씨를 좀 더 골탕 먹여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해 공탁하지 못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 판결이 법정에서 증거와 변론에 의하지 않고, 법원 밖에서 진실이 증명되지 않은 '거짓된 쇼'에 의한 '밀실 민원'에 의해 반복적으로 좌우된다면, 결국 "법질서는 무너지고 큰 사건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또한 "조속한 시일 내에 원고가 채권을 회수하여 정상적이 삶을 되찾고,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원고의 주장을 인용해 주시길 당부 바랍니다"고 호소했다.

천모 씨가 제기한 소송의 피고 측 소송대리인이 방화사건이 발생한 사무실 변호사였다. 다만 해당 A 변호사는 이날 오전 경북 포항시에 출장을 가 화를 면했다. 함께 일하는 다른 변호사와 직원들이 참변을 당했다.

보복성 테러..."사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행위"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A 변호사는 "범인이 사무실을 처음 찾아오다 보니 내가 있다고 보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정이나 법정 밖에서 상대방 의뢰인으로부터 봉변당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서로 응대하지 않는 게 묵시적 수칙"이라며 "개인적으로 잘 알지도 못하고, 이런 종류의 소송이 엄청 많기 때문에 범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보복성 테러'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1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석화 대구시변호사협회장은 사망자 시신이 안치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이번 사건으로 변호사들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 패소 후 원한이 생기지 않도록 지원·상담을 해주는 제도 등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변협도 성명을 통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사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행위"라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화사건의 원인이 된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전통시장 정비사업과 관련해 추가적인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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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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