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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도 '다당제'도 없이 원내 복귀 안철수, 다음엔 당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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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도 '다당제'도 없이 원내 복귀 안철수, 다음엔 당권 도전?

분당 보궐선거에서 김병관 누르고 당선…지역구 넘는 지지 만들기는 숙제

안철수 후보가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를 통해 5년 만에 원내로 돌아왔다. 집권 여당의 다음 당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안 후보지만, 전과 달리 그의 손에 '새정치'나 '다당제'같은 명확한 지향점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그는 '안철수의 정치'를 다시 복원할 수 있을까.

안 후보는 1일 밤 11시경 개표율 43.51% 시점에서 득표율 64.75%를 기록해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35.24%)에 약 30%포인트 차이로 앞서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3.9 대선에서 이 지역의 양당 후보 득표율은 윤석열 55%, 이재명 42.34%였다. 표차가 벌어졌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 비해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과 애초 그의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고려하면, 대체로는 우세한 선거구에 출마해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역 공약 넘어선 안철수의 선거 키워드, '이재명 호출'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지역 공약을 넘어선 관점에서 봤을 때 선거운동 기간 안 후보가 취한 전략 중 하나는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자신을 대비시켜 정치적 체급을 높이려는 것이었다. 

예컨대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뒤 첫 일정으로 지난 11일 성남상공회의소를 찾아 자신이 판교에 있는 '안랩'의 창업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는 '무연고 출마'를 택했지만, 자신은 '연고지 출마'를 택했다는 점을 부각하려 둔 수였다.

지난 15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인사말에서도 그는 "저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대장동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이곳에서 저와 대결하자고 했다"며 "그러나 아무런 결기도 없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가버리고 말았다"며 이재명 후보를 호출했다.

하지만 인천 계양을에서 예상 밖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며, 이재명 후보와 관련한 스포트라이트는 그와 맞붙었던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대부분 가져갔다. 그 나머지 스포트라이트도 전국적 관심을 받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뛰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로 갔다.

선거운동 기간 안 후보가 강조한 또 한 가지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경력이었다. 지난 19일 선거 출정식에서 그가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정과제를 만들었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에서 일하는 많은 중요한 사람과 인맥을 쌓았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 만큼 안 후보가 제시한 시대적 과제도 인수위가 제시한 국정 과제와 일치했다. "공정과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가 회복된 반듯한 나라", "사회적인 약자를 따뜻하게 품고 다름을 인정하는, 국민이 통합된 나라", "자강 안보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확실하게 지켜주는 나라" 등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던진 메시지에서 그가 2011년 정치를 시작하며 '새정치'를 말했던 때의 울림이나, 2016년 국민의당을 이끌며 말했던 '다당제'와 같은 구체적 지향점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1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 되자 분당 선거사무소에서 꽃을 받아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 재진입 성공한 '안철수의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안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체급을 높이거나 자신을 상징하는 정치적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집권 여당의 당권 주자, 나아가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는 뼈아픈 지점이다. 

특히 지난 4월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이후 당내에 아직 크게 세력을 구축하지 못한 안 후보로서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 안팎의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안 후보는 구상은 뭘까. 안철수 선거캠프의 홍경희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합당하고 처음 치르는 선거였기 때문에 안 후보가 아직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진 않다"며 "당선되면 의원들과의 교류나 소통 접점을 넓혀가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당권에 대한 상황도 (안 후보에게)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앞으로 어떤 가치를 이야기하며 세를 만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홍 대변인은 "합당 과정에서 말했던 부분을 기초로 이야기하면, 정치개혁과 함께 국민의힘의 체질을 바꾸고 싶다는 본인 의지가 있었다"며 "보수로 많이 치우쳐진 국민의힘의 정치적 스탠스를 중도로 확장하는 것이 안 대표가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치개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그는 "(다당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선거구를 손보는 게 하나 있을 것이고, 정확한 룰과 원칙에 의해 당내 공천을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제대로 되면 참신하고 좋은 사람이 많이 모일 거고 그러면 시스템을 바꾸는 정치개혁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새정치'라는 안 후보의 정치 브랜드를 복원하는 작업이지만, 보수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및 그 측근 세력과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국민의힘 주류 의원들과의 대립이 예상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원내로 복귀한 그가 이들과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설득하며 자신만의 정치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안 후보 개인의 정치적 미래,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대권 구도 등 많은 것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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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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