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를 학대한 베이비박스 자원봉사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심병직)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자원봉사자 A(46·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은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관련기간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서울 관악구 소재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임시아동보호소) 야간돌봄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지난해 2월 17일 한밤중인 2시25분께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댄다는 이유로 생후 8일 된 아기를 거꾸로 잡고 흔들거나 머리를 소파 모서리에 부딪히게 하는 등 7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같은 날 새벽 5시15분께 보육방 내 요람에 태워진 만 1개월 된 다른 아기의 머리를 1차례 밀쳐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생후 1개월도 안된 피해 아동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피고인의 반인륜적인 학대 행위에 무방비로 노출돼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며 "아동학대 범죄는 자기방어 능력이 미약한 아동들에게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기는 중대범죄로, 실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선고이유를 밝힌 뒤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내용과 수법을 볼 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과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부모와 합의한 점을 비롯해 피해 아동들에게 후유증이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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