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자수첩] 경기도 신청사 ‘텃세 없는 광교시대’를 기대하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자수첩] 경기도 신청사 ‘텃세 없는 광교시대’를 기대하며

개도 텃세한다.

어디서든 기득권이나 특권 의식이 작용한다는 비유적 표현이 담긴 속담이다.

동물세계는 물론 인간세계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 ‘본능’ 뒤엔 자신들이 지키고자 하는 ‘실익’이 존재하기 때문일 게다.

필자도 학교든 군대든 사회든 세상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텃세’라는 기제와 맞닥뜨려왔다.

언론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나와바리’란 은어도 일본 야쿠자들의 영역 표시 또는 텃세구역을 의미하는 속어에서 따왔다.

▲광교 경기융합타운. ⓒ경기도

경기도 신청사가 상반기 중 광교 경기융합타운으로 옮길 예정이다. 광교 신청사는 인간을 상징하는 시옷(ㅅ)자 형상으로 도청과 도의회 청사가 조화를 이루도록 지어졌다. 소통·혁신·개방을 콘셉트로 주변시설과 대규모 정원이 함께 조성된다.

반세기 넘도록 이어온 효원로 시대를 마감하는 경기도청이 본격적인 이전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때 아닌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기자실’ 선점 경쟁 때문이다.

지금의 효원로 청사 내에는 매체 성격별로 4개의 출입기자단이 꾸려져 있다. 각각의 기자실 내에는 인원수 별로 부스(책상·의자)가 설치돼 있으며, 해당 그룹에 속해 있는 기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또 다른 기자들은 마땅히 머물거나 기사를 작성할 만한 공간도 딱히 주어지지 않는다.

기자실이든 브리핑룸이든 공공의 공간과 비용을 도민혈세로 충당한다. 말 그대로 언론의 공익적 기능을 위한 취재 지원시설이다. 그렇기에 특정 언론들만이 그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처럼 근거도 없는 암묵적인 ‘규칙’과 고착화된 ‘관행’이 바로 텃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광교 신청사 이전을 계기로 상주 기자들은 지속적인 ‘어드벤티지’를 누리기 위해, 비상주 기자들은 그간의 ‘마이너리티’의 설움을 털어내기 위해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업자 정신’은커녕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못하고 배척하는 형국이 안타깝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기자들과 불가분의 관계인 대변인실 관계자들은 중간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 한다. 한 마디로 ‘경전하사(鯨戰蝦死)’다.

관공서 출입기자간 갈등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기자실 카르텔’, ‘폭력사태’, ‘똥물 투척사건’ 등 볼썽사납고 민망한 뉴스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면서 언론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때 이 같은 폐해가 사회적 지탄을 받자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룸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일부 현실화 된 사례도 있지만, 상당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 여론에 막혀 기자실을 존속시켰다.

이후에도 배타적 공간이 되어버린 기자실을 허물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종종 나오기도 했지만,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국 기자실 출입이나 기자단 가입을 두고 벌어지는 구시대적 악습이 사라지길 기대하는 건 ‘헛된 기대(false dawn)’가 아닐까.

최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중국의 홈 텃세로 우리 선수들이 상처받고, 온 국민들이 공분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구촌 곳곳에서 “상식을 벗어난 잇따른 편파 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중국을 향해 쏟아졌다. 홈 텃세와 불공정이 자초한 결과다.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 경기도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슬로건이다. 모쪼록 새롭고 공정한 광교시대가 열릴 수 있길 염원하면서, 페어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언론환경이 조성되길 소망하면서 구호 한 번 외치겠다.

텃세 따위 개나 줘버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