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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알기] ‘반드시’와 ‘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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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알기] ‘반드시’와 ‘반듯이’  

요즘 갑자기 필자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어느 정당의 대표가 “무운을 빈다.”고 한 것이 화제가 되어 젊은이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사전을 찾았다는 말도 들었다. 무운(武運 : 1.무인으로서의 운 2.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이라는 단어를 처음 본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무운(無運 : 운이 없음?)으로 해석한 젊은이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오래 전부터 필자는 한자어(한문)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리말 명사의 80%가 한자어인데 무시할 수가 없는 까닭이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도 순우리말은 더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는 ‘반드시(必)’와 ‘반듯이(直)’를 가지고 말이 많다. 모 대통령 후보가 쓴 글에서 논란이 시작된 모양이다. 진작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혼자 웃어 본다. 선거철만 되면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 참으로 많다. 앞뒤 다 잘라버리고 몇 개의 단어만 콕 집어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습성이 있다. 과거에 선거에 출마했던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다. 국정교과서에 관한 문제였는데, 앞뒤 다 자르고 성명까지 내면서 필자를 곤혹스럽게 했고, 결국 필자는 고배를 마셨다. 선거판은 참으로 무섭다. 평소에 가족 같던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돌아서는 것이 다반사였다. 산을 봐야 하는데 숲속의 나물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반드시’는 “틀림없이 꼭”이라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향기나는 미끼 아래는 반드시 죽은 고기가 있다.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必有隣)

와 같이 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반듯이’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 “1.모습이나 생김새가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않아 반반하고 훤히 2.마음씨나 언행이 공손하고 바르게 3.격식이나 조건 등을 빠진 것 없이 잘 갖추고 있어 훌륭하게”라는 뜻을 지닌 부사이다. 그러므로 문장을 살펴 그 의미를 찾아보면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문을 보자.

배영(背泳)은 위를 향하여 반듯이 누워 양팔을 번갈아 돌려 물을 밀치면서 두 발로 물장구를 치는 수영법이다.

자세를 교정하려면 척추를 반듯이 펴고 앉아야 한다.

와 같다. 그러므로 “고개를 반듯하게 들어라”는 문장은 “고개를 반듯이 들어라”로 바꿔 쓸 수 있다. “5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다.”라고 하는 말로 인구에 회자 된 말인데, 여기서 ‘반듯이’라고 하면 ‘반듯하게, 똑바로’ 혹은 ‘기울어지지 않게’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5월 정신을 틀림없이 꼭 세우겠다.”의 의미로 해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말은 중의적인 것도 많지만 이와 같이 표기 자체가 다른 것이 있으니 표기대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굳이 글쓴이의 의도를 달리 분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가장 중요한 서술어를 맨 뒤에 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있는 수식어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이번에 이런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할까 하는 이쉬움이 있다. 앞으로 한국어에 관한 토론이 더욱 많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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