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정치 1번지’에서 ‘불명예 1번지’로 전락한 청주시 상당구 선거구 재선거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총선 출마자와 당선자 등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자존심이 상한 지역 유권자들이 재선거에서는 도덕적 기준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1일 청주 상당구선거관리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의 당선 무효를 확정 고시했다.
지난해 4월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선한 정 의원의 회계책임자가 지난달 20일 청주지방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도 항소하지 않아 28일 자로 정 의원의 당선무효가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역구는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같이 재선거가 치러진다.
당시 재판에서는 정 의원이 징역 3년 6개월 징역형을, 정 의원의 회계책임자 A 씨가 1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가 3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자는 당선무효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윤갑근 후보도 지난 5월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3년에 추징금 2억 20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당선자와 제1 야당 후보가 모두 구속되면서 상당구 유권자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에서는 정당별 출마 예상 인물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해 정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차점에 그쳐 본선행 좌절됐던 김형근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장선배 전 충북도의회 의장, 이현웅 서원대 교수 등이, 국민의힘에서는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 박한석 충북도당 부위원장, 이범석 전 청주 부시장, 오제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다.
김 전 사장은 충북도의회 의장을 거치면서 지역사회 인맥을 넓혀왔고,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영 능력도 인정받았다.
장 전 의장은 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우수의원상을 수상하는 등 집행부 감시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줬고, 도의장이 돼서는 공부하는 의회상을 통해 성실한 의회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교수는 많은 행정 경험과 문화 기획자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
국민의회에서는 충북도지사 및 청주시장 후보군과 맞물려 여당보다 많은 출마 예상자가 나오고 있다.
정 도당위원장은 상당구 재선거와 함께 충북도지사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 가장 관심이 크다. 정 도당위원장의 선택에 따라 재선거와 청주지사, 충북도지사 출마자의 진로가 결정될 수 있다. 충북도지사와 국회의원 4선의 관록을 지닌 정 도당위원장은 현재 충북도지사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박 부위원장은 그동안 당내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봉사해와 당내 경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대표적 경제인으로, 2대에 걸친 봉사활동에 지역 주민들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 강점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시장도 지난달 명퇴와 함께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입당하면 청주 상당구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전 부시장의 연고가 상당구 미원면으로, 그동안 청주의 동남 5개면은 항상 보수의 텃밭으로 작용했고, 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주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내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전 의원의 선택도 관심이다. 오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정 도당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상징성이 큰 도지사 후보를 정적이었다가 입당한 오 의원으로 선택하겠느냐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역량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선택 요건이 어디로 흐를까에 초점이 모인다.
잇따른 지역 정치인의 낙마로 자존심이 상해서다.
이로 인해 낙마한 정치인들이 부정부패의 사슬과 연관이 깊은 만큼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보여 준 인물들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중앙정치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의 약진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그 예다. 이 대표가 대선과 재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젊은 후보들일 힘을 받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의 신흥 주거단지인 청주 동남지구 입주민들의 성향도 관심이다.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입주하면 동남 5개 면의 보수표 집중화를 상쇄할 것으로 보여 보수와 진보 정당 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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