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화북 곤을마을 주민들이 화북천에 설치된 화북중계펌프장을 철거하고 화북천 하류부 옛물길을 복원해 달라고 도의회에 요청했다.
제주시 화북일동 5755번지에 위치한 화북중계펌프장 월류수 처리시설은 인근 지역의 우수와 오수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 1992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49억2천2백만 원을 들여 합류식 하수관거 공사를 했는데도 월류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2020년 또다시 화북중계펌프장에 월류수 처리시설을 진행하고 있다.
화북천 하류에 위치한 곤을마을주민들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시가 1992년 화북중계펌프장을 만들면서 하천을 폐천해 매립함으로써 예전에는 없던 수해를 상습적으로 겪어 왔다"고 밝혔다.
또한 곤을마을 청정지역을 만드는 대책위는 "화북1동 곤을마을의 상습적인 수해의 원인이 제주시가 행한 화북천 폐천 및 화북중계펌프장 시설에 있다"며 "제주도의회에 화북천 폐천부지 옛물길을 복원하는 청원을 화북지역구 도의원인 강성의 의원의 소개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곤을마을주민들은 도의회에 제출한 청원서를 통해 "곤을마을은 지하수 용천수 등 물이 많은 지역이지만 수해 피해가 없던 지역이고, 1992년 전후 화북천의 본류 1개 하천이 매립되면서 수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북천은 2개의 하천이 바다와 맞닿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강우(혹은 폭우) 시 2개 하천을 통해 산간에서 내려오는 물이 바다로 흘러가 하천범람 등 수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992년경 화북천 하류 중 1개 하천 위치에 중계펌프장 건설사업이 시행됐고, 이때 사업 부지는 하천 하류를 매립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화북천 하류 중 1개 하천 일부를 매립한 사실은 행정(제주도) 또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 매립 공사로 화북천의 본류의 물길이 막히면서 1992~1993년 이후 부터 크고 작은 수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2007년 태풍 ‘나리’ 때 대형 사고(수해)가 발생했고, 원명사 인근 및 곤을동 하류 화북일동 4407번지 일원 부근이 물이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해 당시 인근에 있던 빌라가 철거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매립된 하천으로 인해 하천 하류 바닷가 부근에는 퇴적물이 쌓여 악취가 심한데도 행정은 수 년 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화북천 하류부 폐천부지를 다시 열고 옛물길로 복원해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청원했다.
한편 화북중계펌프장 월류수 처리시설은 하천 매립 공사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와 하천 불법 매립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검찰 등 사법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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