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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눈앞에 다가온 '디지털 지구' 천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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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눈앞에 다가온 '디지털 지구' 천지창조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새로운 세계의 지리교육을 향하여

천지창조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이는 개인적‧공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각종 미디어 매체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서, 기업들의 앞다툼 전략에서 내뿜는 열기를 말한다.

이 낯선 공간을 저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소개한 김상균에 의하면, 메타버스란 인간이 만들어낸 '디지털 지구'이며, 우리는 이미 이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이다(<2020, 메타버스, 플랜비디자인>(김상균), 이에 대한 경제지리학적 소개로는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낮선 공간, 메타버스 올라타기'(이병민) 프레시안 2021.5.28 참조).

최근 세계화에 대한 저서를 출간한, 국제금융, 거시경제 및 재건 분야의 석학인 제프리 삭스는 인류의 세계화에 대한 노력은 약 7만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인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때마다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화를 형성‧발전시켜 왔음을 주장했다(<지리, 기술, 제도>(제프리 삭스 저, 이종인 역. 21세기북스). 이들의 의견을 빌자면, 메타버스는 새로운 지리-기술-제도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빚어낸 디지털 지구의 출현이자 천지창조의 새로운 유형이다.

이 디지털 지구에는 국가도, 인종도, 연령도, 성별도 큰 의미가 없으며, 자연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여기에는 메타버스가 빚어낸 다양한 플랫폼(제페토, 로블록스 등)이 존재하고 있으며, 플랫폼의 인구(회원 수) 규모가 우리를 모으는 원천이며, 그것은 '플랫폼 도시'가 된다. 여러분은 인구 2억 명의 도시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가? 약 2억 명의 회원 수를 지닌 제페토라는 '플랫폼 도시'에 빗댄 질문이다. 이를 지리학적으로 보자면, 국가, 인종, 도시, 자연 환경에 관한 새로운 지리가 출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느껴야 하는 풍부한 경험과 경험의 상품화

MZ세대를 비롯해서 이제 우리의 소비 양식은 기업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기성품보다는 제품 디자인 및 생산에 소비자가 직접 체험을 통해서 관여하는 '경험품'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결국, 경험은 21세기 자본주의를 구현하는 물질적 코드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은 아이돌 스타의 탄생, 성장, 성숙과 동고동락하면서 그의 운명에 동승하고 있다. 이제 상징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스타가 아니라 나 자신과 함께하는 스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인지적 상품 코드가 이제 디지털 지구인 메타버스에서 구현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팬들은 아이돌이 현실 세계의 모습이 아닌 아바타로 구현되어도 흥분하며, 3차원의 세계를 통해서 그 즐거움의 극치를 향해 달려간다. 우리가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경험의 상품 사슬에 관한 문화지리이다.

소비자와 함께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경쟁 조건

디지털 지구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독보적이고 상명하달식의 판매 방식에 있지 않다.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살펴보자면,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창조적 마당을 제공해야 하고, 소비자들은 여기서 생산하면서 소비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게 된다. 이것이 디지털 지구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제지리 공동체이다.

그리고 기업은 플랫폼 공간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교환과 수익 창출에 관한 일정한 제도를 만들어 주면서 디지털 지구의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된다. 이는 지리-기술-제도가 결합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지리의 창출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지구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리를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7만 년 동안 땅에 대해 경험한 세계화의 관성을 디지털 지구를 개척하는 경험에 포개어 메타버스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세계에서 교육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학생과 교사의 역할 전환

공교롭게도 메타버스의 다양한 플랫폼을 점유하고 있는 세대는 10대들이다. 이제 10대들이 접속하는 다양한 소셜 매체의 경우, 그들의 방문 횟수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사업 수명주기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들은 주로 게임을 통해서 메타버스에서 뛰놀고 있으며, 심지어 여기에 부모들을 끌어들이고 교육시키면서 자신의 친구들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누가 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오히려 이들이 디지털 지구의 새로운 교사가 아닌가를 되묻고 싶다.

더 흥미로운 현상은 50대의 연령층도 이 디지털 지구의 새로운 주인으로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모든 세대가 메타버스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며, 늙어가는 새로운 평생학습의 시대가 왔다. 이는 향후 지리교육의 교수-학습 주체 설정에 관한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이에 대한 교육과정 운영 사례로는 '메타버스 기반 AI 융합교육 사례 :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및 사범대학 지리교육과 수업을 중심으로(정성훈, 교육부/이화여자대학교 AI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를 참조).

새로운 세계의 지리교육을 향하여

메타버스는 지금 폭발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삶의 필수적 요소는 아닌,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는 미지의 세계이다. 그러나 현재 5G 기술이 6G로 발전하는 2030년이 되면 이 생태계는 우리 삶에서 간과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터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는 메타버스가 지닌 '몰입감(현실과 가상의 일체화)'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이 세계에 대한 지리교육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디지털 지구의 명당은 어느 플랫폼일까? 플랫폼을 선택했다면, 그 안에서도 도대체 어디에 내 삶의 터전을 만들어야 안전하고, 풍요롭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어디에 내 상점을 개장해야 손님이 많이 올까? 이러한 질문들이 디지털 지구, 새로운 메타버스 세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리교육의 당면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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