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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6주년, 분열과 대립을 넘어 조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태극기 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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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6주년, 분열과 대립을 넘어 조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태극기 달아야

태극기의 정신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래지향적 한국인의 가치관

태극기는 우리민족의 역사에서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일제강점시기 태극기는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고자하는 독립과 구국의 상징이었고, 한국전쟁 당시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자 목숨을 바쳤던 숭고한 희생을 상징했다. 온 몸에 태극기를 휘감고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던 586 세대에게는 민주주의를 상징했고, 2002년 월드컵 당시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던 태극기 물결은 이념과 대립을 넘어 온 국민의 화합과 통합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광화문 태극기부대와 서초동 촛불부대로 상징되는 좌우대립 양상은 태극기가 지향하고 있는 원래 가치마저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태극기 ⓒ 행정안전부

모두가 알고 있드시, 태극기는 1882년 박영효(朴泳孝)가 주역(周易)의 우주창조와 변화의 철학적 원리를 형상화하여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주역은 음(--)과 양(−)이라는 상호 대립적이지만 보완적 요소의 변화발전을 통해서 우주 삼라만상을 설명하는 세계관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중요한 점은 음과 양은 상호 대립적이지만, 태극이라는 하나의 원리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룸으로써 변화발전이 가능한 통일체라는 점이다.

예컨대, 남자와 여자는 음과 양이라는 서로 다른 기운을 표출하지만, 둘은 서로를 의존함을 통해서 인류의 변화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의 주석서를 집필했던 공자는 “하늘과 땅이 서로 다르지만 하는 일이 같고,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지만, 그 뜻은 서로 상통하며, 만물이 서로 다르지만 그 일은 서로 같다.”고 했다.

이렇듯 주역은 태극이라는 하나의 근원으로부터 음양, 4상, 8괘, 64괘라는 우주의 생성과 변화 발전의 변화양상을 설명하는 우주의 주석서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주역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음양의 변화원리를 파악하여 발현시키는 것이 삶의 목적이며, 그러한 원리를 마음속에 구현시키는 것이 바로 온전한 인간의 본성이다.”고 했다. 이를테면, 주역은 우주자연 속에서 인간 삶의 방향을 조망하고 우주와 하나 되는 조화와 통일의 철학을 담고 있다.

태극기는 이러한 철학적 지향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선, 태극기의 중앙에는 우주의 궁극적 원리인 태극이 있고, 태극을 중심으로 4괘가 사방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우주의 다양한 변화와 발전은 태극을 중심으로 조화와 통일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4괘는 우주의 다양성을 표현한 것으로, 건괘(☰)는 하늘, 굳셈, 창조, 남쪽 곤괘(☷)는 땅, 자기헌신, 실현, 북쪽 감괘(☵)는 물, 위험, 빠짐, 서쪽, 이괘(☲)는 불, 투명함, 응집, 동쪽 등의 기운을 상징한다.

그리고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백의민족으로서의 평화를 애호하고 수호하고자 했던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태극기는 자연과 사람의 하나 됨, 사람과 사람의 조화와 통일, 그리고 세계평화와 번영을 갈망하는 숭고한 인류의 보편적 이상을 표상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는 국기에 대한 맹세 또한 태극기가 표상하고 있는 조화와 통일의 보편적 이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봄직하다. 그것은 자유와 정의를 규정하는 태극기부대와 촛불부대의 가치관의 다름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목 놓아 외치는 절름발이 애국자들을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세계 모든 나라는 저마다의 국기가 있지만, 태극기만큼 인류의 보편적 이상과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표창하는 국기는 찾아 볼 수 없다. 광복 76주년, 우리는 태극기의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며, 극한 대립과 갈등의 태극기를 달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태극기를 달고, 미래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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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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