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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어머니, 아버지, 어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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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어머니, 아버지, 어버이

‘어머니’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하느님이 천사를 대신해서 어머니를 보냈다는 말도 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분이 바로 어머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그리움으로 벅차오른다. 세상의 언어를 두루 살펴보면 어머니에 관한 단어는 대부분이 [m] 계열로 비슷하다. 우선 어머니를 필두로 [엄마, 마미, 맘, 마더]등이고, 아버지는 [p] 계열이 많다. 아버지를 비롯해서 [파더, 빠삐, 파, 파파] 등으로 치어는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세상의 언어가 원래는 하나였다는 ‘바벨탑기원설’이 맞는가 보다. 세상의 언어가 원래는 하나였는데, 사람들이 바벨탑을 쌓으면서 하늘에 오르려 하니 하나님이 이들의 언어를 혼란스럽게 해서 지금처럼 언어가 다양하게 되었는다는 것이 바벨탑 기원설이다.

우리말에서 어머니는 우선 ‘어미 모(母)’(<훈몽자회>), ‘어마 모(母)’(<청구영언>), ‘어마니(母)’(<염불보권문>), ‘어마님(母)’(<월인천강지곡>)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전해 온다. 여기에 나오는 후행어들이 ‘미, 마, 마네, 마니, 마님, 머님, 머니’ 등으로 이것을 나누면 ‘어+머니=어머니’의 형태임을 알 수 있다.(서정범, <새국어어원사전>) 일본어에서도 ‘me’가 여자를 뜻하는 명사다. 현대어 사전에는 “1.자기를 낳은 여성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2.자기의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한 여자를 친근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3.극진히 보살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타나 있다. 대부분의 필자 연배의 사람들은 친구의 어머니를 부를 때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친구와 나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친구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가 된다. 이제는 그분들도 대부분이 하늘에 계시기 때문에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버’와 ‘지’의 합성어다. 옛문헌에는 ‘아비 父’(<훈몽자회>), ‘아바(아비)’(염불보권문>), ‘아바님(아버님)’(<용비어천가>), ‘아버님’(계축일기>) 등으로 나타나 있다. 위의 용례로 볼 때 ‘아바+지=아버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이북 방언에서는 ‘아바지(아바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어이다. 예를 들면 ‘거지(거러지)’에 나타난 ‘지’와 의미가 같고, 후대에는 ‘치’로 변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이지, 그치, 저치’ 할 때의 ‘치’가 사람을 일컫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유아어인 ‘아빠’나 ‘엄마’는 ‘ㅂ’과 ‘ㅁ’이 첨가된 것으로 ‘아바>압바>아빠’와 같은 과정으로 거쳤다고 본다. ‘엄마’ 또한 ‘어마>엄마’로 변한 것이다. 다만 현대에 와서 유아어와 성인의 언어가 구별이 되지 않고 있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도 친정어머니는 “엄마!”라고 부르고 시어머니는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즉 나이가 많아도 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가능하면 언어의 의미를 그대로 살려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노유의 구별이 없어지고 있으니 이에 관해서는 필자도 뭐라 할 말이 없다.

어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동시에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옛말에는 ‘어버시(어버이)’(<부모은중경>), ‘어버ㅿㅣ’(<월인천강지곡>), ‘어비’(<용비어천가>), ‘아바(父)’(<악학궤범>) 등으로 나타나 있다 처용가의 ‘아바’는 주로 아버지를 의미한다. 원래는 ‘어버시’라 이르던 것인데, ‘엇(父)+버시(가시버시 : 부부)’로 분석할 수 있다.

흔히 쓰는 우리말을 옛문헌을 통해 어원을 분석해 보았다. 사실 필자가 주장하는 것이 다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많은 문헌에 나타나 있는 것을 근거로 하였기 때문에 일리는 있다고 본다.

언제나 그리운 어머니! 분명 천사를 대신하여 내려오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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