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때 수원으로 연고지 이전 카드를 만지작거리다 체육관 신축에 대한 약속을 받고 이전 문턱에서 전주에 남는 것으로 결정했던 전주 KCC 이지스 프로농구단.
스포츠 구단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고초려까지 해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어렵사리 손을 붙들었던 KCC 이지스 농구단의 이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축할 체육관을 다목적으로 설계해야한다는 주장이 전주시의원의 입에서 나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KCC농구단이 물론 전주를 평생 연고지로 삼을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굳이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볼멘소리가 벌써 농구 팬과 서포터즈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농구단과 시민, 그리고 농구 팬들을 심기를 자극하고 나선 당사자는 바로 전주시의회 송영진(혁신·덕진·팔복·조촌·여의동) 의원이다.
송 의원은 15일 열린 전북 전주시의회 임시회 제383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새로 짓는 전주실내체육관을 원래 목적에 맞게 다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부산 KT소닉붐 농구단의 사례를 들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주실내체육관이 프로농구단 KCC이지스를 위한 전용구장 건립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지, 시민의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크다"면서 "한 달 전 부산 KT소닉붐 농구단이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점도 고려해서 체육관의 설계를 다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는 신축 체육관 건축에 필요한 재정 가운데 일부를 KCC가 출연토록 하자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는 994억 원 중 300억 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1666억 원 중 500억 원을 구단 측에서 출연했다"면서 "전주도 해외 유수 경기장처럼 경기장 명칭 독점 사용권 적용을 통해 부족한 재정 충족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시측에 제안했다.
그의 제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시민을 비롯한 팬과 전주시와 국회의원들이 삼위일체가 돼 KCC와 맺어온 관계에 자칫 균열을 만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물론 전주시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응원, 사랑을 받고 있는 KCC의 역할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구단에 사실상 건축 경비를 갹출하게 하는 것은 아직 성급한 대목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주 KCC가 수원 연고지 이전을 검토했던 시기는 지난 2016년 4월. 이 당시 KCC의 수원 이전이 확실시되면서 전주 농구팬들의 연고지 이전 반대 등 목소리도 커진 것은 물론, 심지어 전주지역 국회의원 3명도 KCC의 이전 움직임을 백지화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기도 했다.
심지어 전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던 3명의 국회의원도 TV 토론회에서 전주KCC농구단의 이전문제에 대한 국회의원간 3자 논의까지 제안하는데 이르기까지도 했다.
여기에 김승수 전주시장은 주저하지 않고 곧장 연고지 이전의 불씨가 됐던 전주실내체육관 안전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키로 하고, 체육관 신축을 약속하면서 KCC 농구단의 발걸음을 꽉 붙들어맸다.
한편 전주KCC농구단은 당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승수 시장이 구단에 체육관 신축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행에 대해 약속했다"며 "전주와 전북 팬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은 물론, 그 사랑을 잘 알기에 체육관 문제만 해결되면 전주를 떠날 이유는 없다"고 밝히면서 연고지 이전 계획 철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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