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 최근 나흘 간 이른바 '널뛰기'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반복된 침수피해는 결국 사람이 일으킨 재앙의 하나였다.
관계기관에서 잠시 눈 한번만 돌렸다면 시장 상인들이나 인근 주민들이 이중삼중으로 겪고 있는 침수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해 그 증거가 땅속 하수관로에서 방치된 채 물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익산시에서 노후 하수관로 보수 작업 시 뒷처리만 확실히 해 뒀어도 침수피해의 결정적 원인이 된 역류현상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원성의 목소리가 장대비를 내린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익산중앙시장 땅 밑에는 시장에서 만경강 쪽으로 향하는 하수관로가 있다.
그런데 하수관로 내부에는 노후 하수관로 보수 시 사용되는 보라색 소재의 거푸집 더미가 관로 길목을 꽉 막아놓고 있었다. 거푸집을 단지 보관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사용 전후의 거푸집을 그냥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거푸집 더미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빗물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되려 역류시키면서 시장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복구작업으로 배수작업이 끝났더라도 거푸집 더미를 치울 생각조차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다시 내린 폭우에 또 침수되면서 도돌이표 복구작업에 헛심만 쓴 셈이 됐다.
익산시 관계자는 "거푸집 작업을 해 놓은 뒤 시멘트 작업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그 단계에서 비가 내린 것이다"라고 말해 여전히 폭우로 그 책임을 전가시키기만 했다.
한편 익산시는 거푸집 더미가 침수 원인이라는 발표를 이르면 9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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