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배우 손예진과 현빈이 드라마 속에서 함께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전북 순창의 '채계산 출렁다리' 일대에 전직 고위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불시착' 혐의가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1일 경찰 복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순창 부군수와 전북도 비서실장을 지낸 전직 고위공무원 A모(61) 씨가 채계산 출렁다리 일대에 10만 6000㎡ 가량에 달하는 땅을 사들인 것과 관련, 투기와 특혜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착수됐다.
A 씨가 지난 2018년 11월 매입한 이 땅의 규모는 축구장 15개가 들어설 수 있는 약 3만 2000평에 이른다.
이 땅은 A 씨가 부군수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 순창군에서 과장 등을 지낸 간부공무원으로부터 매입했고, 땅을 판 공무원 역시 투기 위혹으로 당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다.
현재 경찰은 내사 단계 수준에서 관련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본청 범죄첩보 라인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 부분에 대해 확인중에 있다는 것이 복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A 씨의 특혜 의혹 부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돼 있는 순창군청에도 경찰은 해당 관련 자료 일체를 요청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문제의 땅을 지난 2018년 11월에 자신의 아내 명의로 1%대 정책 자금 대출을 받은 뒤 출렁다리 일대 땅을 2억 2800만 원에 매입했고, 이후 여기에 관광농원으로 위장한 카페를 운영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카페의 소유자는 A 씨가 아니라 A 씨 아내로 돼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 카페 영업을 해왔던 이들 부부는 최근 투기와 특혜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자 지난 12일부터 문을 걸어잠그고 임시휴무에 들어갔다.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이 카페 역시 지난해 6월 '관광농원 사업' 인·허가를 받은 다음 휴게음식점으로 용도를 변경한 불법 시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전북도 비서실장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3월, 이 부지에 1000m 길이에 좀 못미치는 돌수로와 기슭막이 등 사방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공사에 들어간 비용 3억 원 가량은 국비와 지방비였던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 시비가 일기도 했다.
A 씨에게 들러싸여 있는 의혹은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현재 채계산 출렁다리 일대에서 타당성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모노레일 설치사업에 A 씨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또다른 의혹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의 땅을 포함한 채계산 출렁다리 일대에 모노레일 설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이 진행되면서 의혹이 더 확산하고 있다.
한편 A 씨의 땅이 산재해 있는 곳에 설치돼 있는 채계산 출렁다리는 길이 270m의 국내 최장 구름다리로 지난 2019년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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