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사각지대 '성매매집결지'→문화·예술·인권으로 뭉친 '뜻밖의 그곳'엔

ⓒ전주시

'뜻밖의 미술관'이란 뜻밖의 이름을 가진 공간이 전북 전주에 둥지를 틀었다.

인권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던 성매매집결지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인권의 공간으로 옷을 갈아입은 뜻밖의 그곳에 들어서는 바로 미술관의 명칭이다.

뜻밖의 미술관은 과거 성매매업소로 사용됐던 건물을 문화예술가들을 위한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이미 지난해 12월 조성했고, 올해 3월 명칭제정위원회를 열어 성매매업소였던 좁은 골목길에 미술관이 들어선 점에 착안, 그 명칭을 '뜻밖의 미술관'으로 정했다.

서노송예술촌 한복판에 세워지는 '뜻밖의 미술관'은 전시와 교육 등으로 공간이 다양하게 쓰여지게 된다.

18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와 문화적 도시재생 인디 사업단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작은미술관 전시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 오는 25일부터 서노송예술촌 내 이 뜻밖의 미술관에서 첫 기획전을 연다.

첫 기획전으로는 '노송도팔연폭(老松圖八連幅) 전(展)'이다.

이 기획전에서는 미술관이 위치한 서노송동을 주제로, 마을 주민들이 보유한 오래된 사진을 기증 또는 대여 받아 8개의 섹션으로 나눠 노송동의 전체적인 역사를 그려낸 것이 눈여겨 볼 만한 구성이다.

연계 프로그램으로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작가와의 대화와 예술서점 '물결서사' 연계 시민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주민들이 직접 전시물을 설명하는 도슨트 활동도 이어진다.

오는 25일 정식으로 문을 여는 이번 기획전은 내달 16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에 관람할 수 있다. 단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이곳에서는 기획전 이후에도 예술가와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기획단과 함께 다양한 실험 정신이 담긴 전시 프로그램이 ㅁ멈추질 않는다. 다음 기획전으로는 마을 주민이 지속적으로 재배·관리한 텃밭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미술관에 피는 꽃' 전시전이 이미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뜻밖의 미술관은 노송동 '선미촌'이 '예술촌'으로 변화한 것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다"며 "주민공동체와 문화예술가들의 협력으로 모두가 찾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