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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거서 길찾은' 정운천 VS '비행기서 길잃은' 이상직...엇갈린 그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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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함거서 길찾은' 정운천 VS '비행기서 길잃은' 이상직...엇갈린 그들의 운명

1년 즈음 앞으로 온 '대통령·지방선거'와 치러질 공산 큰 전주을의 전·현직 의원 다른 삶 속으로

ⓒ네이버 블로그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6월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 앞서 3월 9일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먼저 치러지게 된다. 3개월 간격을 두고 진행되는 역사적 정치이벤트임이 분명하다.

여기에 전북 전주에서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치러질 공산이 매우 크다. 이럴 경우 전북에서만큼은 한 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시·도의원에 이르는 선거가 동시에 진행된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곳은 최근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상직(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 선거구이다.

ⓒ나무위키


최근 검찰로부터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받은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 공판이 있을 예정이고, 선고 결과 여부에 따라 항소심에 이어 대법 판결까지의 시간을 계산해 볼 경우,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는 가정 아래 전주을 선거구의 재보궐 선거는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초대형 선거 이벤트를 앞두고 도내 정치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에 이해득실을 따지며 '합종연횡' 등의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대통령·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1년 안팎으로 남겨둔 시점에서 이상직 의원이 정치적 핫이슈지역으로 확 띄워놓은 '전주을' 선거구에서 자신이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주고받으며 대관절 누구는 상행선 차표를 손에 거머쥐 대신 어느 누구는 하행선 차표한장 만을 손에 쥐게 되는 등 금배지의 엇갈린 운명을 맞은 그 속으로 들어가보기로 한다.


ⓒ나무위키


☞정운천·이상직 한 시대 다른 삶의 주인공으로

현재 구속 수감돼 있는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시 을 선거구는 '완산구 을' 선거구가 변경됐다.

선거구 명칭만 변동됐을 뿐 실제 관할 구역의 변동은 없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최대 이변이 일어났던 선거구였다. 이 선거구는 당시 야권의 표가 국민의당 후보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당선됐다. 정운천 후보와 최형재 후보의 표 차이는 겨우 111표였다.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때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3수끝에 당선된 인물이다. 전주시로 치면 지난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선거당시 민주정의당 임방현 전 국회의원 이후 '31년' 만이고, 전라북도 전체로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신한국당 강현욱 전 국회의원 당선이후 '20년' 만에 보수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탄생한 것이다.

정운천 의원은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미래한국당으로 옮긴 뒤 전주시 을 지역구에서 재선도전 포기하고, 비례대표로 출마선언을 했다.

정운천 의원이 비례대표 선언 전 이상직 의원은 사실상 정운천 의원이 최대 경쟁자였다. 당 지지도가 낮다하더라도 정 의원을 향한 민바닥 민심은 여전히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이 의원은 예비후보 시절 정 의원을 겨냥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이 당시 문 대통령의 후광을 덕보려 했던 입방정에 의해 되려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운천 의원'을 일약 전국적인 스타 국회의원으로 띄워준 셈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마저 굉장히 신경쓰는 경쟁자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15일 오후 4시 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종교시설인 교회에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모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개입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상직 의원의 그 발언을 복기해본다.

ⓒ이상직 의원 페이스북

지금 다행히 이런 큰일을 하고 나름대로 대통령 심부름을 열심히 하는데요... 한 가지만 조금 간곡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3년(동안) 대통령을 모시다 보니까는 이 지역에 조금 활동이 적었습니다. 근데 1월달에 겨우 사표를 수리해줬습니다. "가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꺾어라" 이렇게 했는데 어제 (정운천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4월 15일이 아니고 2월 24일, 25일, 26일 날 끝나버립니다.


정 의원의 지역구 불출마에 더불어민주당은 4년 만에 탈환할 기회를 얻게되고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탈환했다.

전주시 을 선거구가 신설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이후 이 지역구에서 재선하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광철(17대), 장세환(18대) 전 의원은 각각 18대와 19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그 다음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이들은 낙선했다.

지난해 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4년 만에 전북에서 보수 정당이 가져갔던 지역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상직 의원의 내리막 운명의 길은 선거가 끝난 이튿날부터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물론, 선거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시절 명절 선물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도 받아오고 있었다.

이후 자신이 창업한 이스타항공 노조의 고발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의 각종 비리 혐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지난 4월 21일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결국 구속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구속 수감된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이상직 의원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어지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취업과 관련한 의혹마저 제기되는 등 십자포화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는커녕 국회의원 당선이 오히려 그나 대통령에게 독이 돼 버렸다.

이상직 의원의 좌우명은 '인정승천(人定勝天)'이다.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인정승천은 '사람이 뜻을 정하고 노력하면 하늘을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좀처럼 딛고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좌절 속에서도 마주한 현실을 직시하고, 운명처럼 주어진 역경을 이겨내는 용기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직 의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을 이길수 없는 것은 비리 종합선물세트를 만든 '자업자득' 때문이다.


ⓒ벡터이미지


☞'대관절' 찾아온 정운천·이상직에게 쥐어진 상·하행선의 '차표한장'

이상직 의원의 내리막 길 또는 하행선행과는 달리 정운천 의원은 오르막 길 또는 상행선행을 타면서 전국적 정치인으로 일약 다시 떠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불모지 전북 전주에서 보수정당 의원으로 30여년 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을 거둔 뒤 낮은 정당 지지도를 극복해 나가며 민심과 어깨동무 하는데 구슬땀 흘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직을 맡아오면서 '호남동행'을 주도해오고 있는 것은 물론, 5‧18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주야로 뛰면서 광주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정성과 진심은 광주로 통했다.

바로 '5·18민중항쟁 제41주년 추모제'에 보수정당 국회의원으로는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아 추모제에 참석하면서 '광주'에 의해 그가 또다시 주목을 받는데 이른다. 광주의 마음도 그에겐 매우 정성이다. 이번에는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에 연거푸 공식 초청됐고, 지난 27일 같은당 성일종 의원과 나란히 자리를 함께 했다.

광주가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된 배경은 그가 5‧18단체와 18차례에 걸쳐 진행한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해온데 이어 5‧18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법안 통과를 설득하는 등 노력의 대가이기도 하다.

정운천 의원의 좌우명은 '박하향'이다. "추위를 견뎌야 향기를 얻는다"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결국 그는 불모지 호남에서 견뎌온 추위를 이겨내고 결국 호남 민심의 향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또한 그가 일궈낸 성과이다.



ⓒ정운천 의원 페이스북, 이스타항공, 네이버 블로그

☞함거와 비행기에서 얻고 잃은 정운천·이상직의 엇갈린 운명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비행기(이스타항공)에서 길을 잃고 추락한 것'이라면 정운천 의원은 자신이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전북지사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당시 내걸었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주 유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함거(檻車)'를 타고 '석고대죄'에 나선 후 집필한 '함거에서 길을 찾다'라는 저서 제목과 같이 호남에서 결국 그 길을 찾아내고 인정받은 정치인으로 자리잡게 됐다.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을 펼쳐온 이들의 정치적 운명의 삶은 확연히 엇갈려 버리며 이상직 의원은 전주를 넘어 결국 교도소로 간 반면 정운천 의원은 전주를 넘어 이제는 광주의 신임을 받는 무게있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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