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교육감, '아우'는 국회의원으로 전북지역에서 이른바 나란히 '잘 나가던 형제'가 이번에는 나란히 몰락의 길에 어깨동무를 하게 됐다.
형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은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 연거푸 전북교육의 수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동생 최규성 전 의원은 김제·완주 지역구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내리 3번씩이나 지냈고, 2018년에 제9대 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최 전 의원의 부인(이경숙)도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부부 국회의원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지역에서 큰 소리나 치는 집안으로 유명했던 최 씨 형제 몰락의 서막은 교육감 형이 먼저 열었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전북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골프장 측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그는 수사가 시작되자 그대로 줄행랑을 쳐 8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도주 행각을 이어가면서 사망설까지도 나돌기도 했다. 그의 도주 여정은 결국 지난 2018년 11월 6일 인천 시내의 한 식당에서 전격 검거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는 현재 징역 10년형이 확정돼 길고 길었던 도주 여정만큼이나 길고 험난한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감 형의 긴 도주에는 동생 최 전 의원의 도움이 컸다. 결국 최 전 의원도 형의 도피행각을 도운 혐의로 지난 2019년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동생도 형이 내고 간 발자욱에 발을 보태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최 전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내며 태양광업체 재임 논란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중도 사퇴하면서 순탄치 않은 길로 자꾸 접어들게 된다.
그러던 그의 발목은 광산업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교육감 형을 따라 영어의 신세가 되버린다.
광주지검이 광주 광산업진흥회와 군산시를 상대로 군산시 LED 조명사업의 비리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 등 전방위 수사를 해오다 최 전 의원의 혐의를 포착했다.
결국 최 전 의원은 군산시 LED 가로등 교체 사업 과정에서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컨설팅 업체에서 금품을 받아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전날인 14일 구속됐다.
최 전 의원은 형이 검거된 지 3년, 그리고 형이 징역 10년형을 확정받은 지 약 1년반 만에 형과 함께 수감되는 오명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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