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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조건,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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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조건, 사회적 책임

[ESG 혁명]

신호 대기 중 운전석 아빠는 뒷자석 어린 아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는다. 아이는 "착한 사람이요"라고 대답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직업을 떠올리던 아빠는 조용히 정지선 뒤로 차를 움직인다. 성공한 직장인이라 할 수 있는 회사 상무는 커피, 케이크를 살 때마다 개인용 용기에 담아간다. '그렇게까지 해야 해? 귀찮지 않을까?'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답하듯 "귀찮아도 해야지!"라고 말한다.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은 나이 많은 강아지는 은근히 신경 쓸 게 많다고 우려하는 동료에게 "그렇다고 그냥 둬? 힘들어도 챙겨야지!"라고 말한다.

모두가 성공을 주제로 한 광고 이야기다. 성공은 착하게 살아가며, 귀찮거나 힘들어도 환경을 위해 개인 용기를 들고 다니고, 생명 존중을 일상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공존 능력,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성공에 필요한 요소라는 것에 다수가 공감하겠지만, 성공의 조건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회 구성원에게는 범위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권, 환경, 평화 등 인류 공동의 가치를 보호·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다. 거창하게 보이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참여하고 일상에서 실천함으로써 가능하다. 물론 귀찮고 힘이 든다. 의도를 의심받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이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약속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점에서 공존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겠다는 약속들이다. 정치권, 자본시장, 기업 현장, 직업,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일상생활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시민단체가 주도해 온 ESG 캠페인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말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모두가 대상에서 주체로, 거창한 담론에서 생활 밀착형 이슈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적 책임 캠페인의 역사는 2000년 6월에 도입된 인사청문회 역사와 그 기간이 우연하게도 겹친다. 총리, 장관 인사청문회가 능력 검증의 자리라고 여기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인사청문회가 정쟁이라는 인식에서 잠시 떨어져 생각해보자.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는가? 그리고 꼭 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지는 않았는가?'를 인사청문회 검증 절차를 요약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 준수 여부가 인사청문회의 통과의례가 된 지 오래라는 의미다. 인사청문회가 무서워 총리, 장관 자리를 마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래서 더 서글프다. 정치와 정부 정책이 사회제도와 관행이 사회적 건전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지향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 검증의 중요성은 더 부각된다.

모든 ESG 행동 약속은 환영받아야 하고 소중하다. 더 나아가 그 약속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로 모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특히 정치와 정부 정책이 그래야 한다. 공존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은 누군가는 소외되어 있고, 불평등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환경 정책 등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인권 영향을 찾아내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갖출 수 있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공존의 능력 또는 사회적 책임이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두의 성공 조건 또는 척도가 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존경받고 적절한 정치·경제적 보상으로 이어지는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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