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비하하며 희생자들을 폭도로 왜곡하고 지만원씨가 주장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는 강의가 대학교 수업에서 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박훈탁 교수는 위덕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개설된 ‘사회적 이슈와 인권’이라는 과목의 4주차 2교시 비대면 수업에서 사전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며 “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이다. 이는 상당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통과된 ‘5.18 왜곡 처벌법이 광주사태의 진실에 대해서 입을 틀어 막아버리고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한다는 등으로 수업을 이어 갔다.
일부 수업내용을 그대로 요약 발췌한다.
【지만원 박사는 5.18연구의 전 세계 전문가이다.
5.18 사태 당시의 사건 정황을 내가 소개하겠다.
80년 “광주에 계엄령이 선포되어 20사단이 광주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 300명에서 600명의 폭도들이 20사단을 쫓아냈다. 20사단의 차량과 버스를 탈취해서 광주의 ‘아시아 자동차’에 갔다.
‘아시아 자동차’에서 수 십대의 장갑차와 버스를 탈취해서 그걸 가지고 전라남도 전역에 산재해 있는 마흔 몇 군데의 무기고를 탈취해 광주에 집결해서 총질을 하고 그랬다.
광주에서 죽은 사람이 한 200명 되는데 70%가 등에 카빈총을 맞고 죽었다. 카빈총은 국군이 사용한 총이 아니고 폭도들이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이다. 그리고 광주 폭도들이 광주 교도소를 다섯 차례나 습격했는데 이게 민주화운동이냐? 이러한 광주 폭동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한 분이 지만원 박사님이시다. '5.18 왜곡 처벌법'이 광주사태의 진실에 관해서는 입을 틀어 막아 버리겠다는 것이 ‘5.18 가짜 뉴스 특별법’이다.
'5.18 왜곡 처벌법'이 과연 학문의 자유와, 사전 검열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중간고사 과제물로 내겠다. 자세한 것은 이후 공지하겠다.】
이어 5.18에 북한군이 투입되었다는 지만원씨의 왜곡된 주장을 말하며 북한군이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전두환이 광주를 진압한 것이 정권을 방어한 것이 되고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아 내란목적 살인으로 재판을 받은 것이 무죄라고 옹호했다.
또 지만원씨의 5.18왜곡 재판과 관련한 신문 뉴스를 인용하며 지만원씨의 주장은 전부 사실이고 법원의 판결이유는 전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수업 내용의 문제는 이 강의만이 아니다. ‘촛불시위와 집회의 자유’라는 주제의 강의에서는 2017년 1월 29일자 중앙일보 기사와 동아일보 외부 칼럼을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집회는 중국 정보기관이 한국에 거주하는 약 6만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을 집회에 동원해 공작한 것이고 그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이 쫓겨나게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강의 ‘재개발과 철거민의 인권’이라는 주제의 수업에서는 “ 재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특히 호남에서 많이 이루어져, 호남지역에서의 토지 보상금을 가지고 서울에 있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을 많이 샀다. 그들이 서울의 집값을 올려놓은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거연령과 정치적 자유’라는 수업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피선거권을 언급하며 “미국은 속지주의를 따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케냐출신이라서 대통령을 할 수 없고 가둬야 한다” 라는 코미디 같은 말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디 출생인지 알아보라”라고 던졌다.
이어 대통령 선거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을 언급하며 “해외 부재자 투표는 다 조작이다. 4.15 부정선거에 대한 국제조사결과가 나왔다. 해외 부재자 투표는 전부 조작이다”라고 거듭 언급하며 지난해 총선 결과를 부정선거로 몰아갔다.
박훈탁 교수는 5.18민주화운동의 폄훼 왜곡뿐만 아니라 “지난 해 4.15총선은 조작된 부정선거이다” “중국은 곧 붕괴한다. 중국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다”등의 주장을 ‘박훈탁TV'라는 이름의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 보수 유튜버로 약 9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도 문제가 될 이 같은 황당무계한 가짜 뉴스 내용들이 대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학점을 무기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렇듯 교수라는 직위를 통해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대학에서의 수업마저 편향되고 왜곡된 정치 비판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어 그에 따른 책임을 지우는 제재가 따라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위덕대학교 박훈탁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황당하기도 하기도 당황스럽다. 학생이 교수에게 학점을 잘 받으려면 과제물을 교수의 입맛에 맞게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다 보면 거짓을 사실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봐 두렵다. 불이익이 있더라도 학생들과 함께 문제를 제기 하겠다”라고 말했다.
5.18 유공자 전국협의회 전 상임의장인 대구 ‘민중과 함께’ 백현국 공동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 왜곡해 이미 수차례 법적 처벌을 받은 지만원을 옹호하고 정치적 편향으로 허위 사실을 강의한 교수는 강단에 설 자격이 없다. 법적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김명동 상임대표는“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수업에서 정치적 편향에 따라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진실을 왜곡한다는 것은, 황당함을 넘어서 학문의 자유를 빙자한 학생과 사회에 대한 폭력이다. 포항의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교수 당사자는 물론 사법적인 책임을 지게 할 것이고 이를 방치한 대학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한 보수 유튜버의 가짜 뉴스 전파를 넘어 대학 강단에서 수업을 통해 학점을 무기로 학생을 상대로 행해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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