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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윤중로의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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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윤중로의 벚꽃

드디어 계절은 봄으로 달려가고 있다. 봄이 오면 생각나는 것은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필자도 젊었을 때는 그곳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군가도(전주에서 군산가는 한길)의 벚꽃이 유명했고, 윤중로의 벚꽃도 으뜸이라 할 만큼 유명했다. 애석하게도 아직도 여의도 벚꽃놀이를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다. 그저 화면을 통해서 즐길 뿐이다. 윤중로는 여의2교 북단부터 시작하여 국회의사당 주변을 돌아 서강대교 남단까지 이어지는 길로 총 길이는 1.7㎞이다. 공식적인 도로명은 여의서로의 일부 구간이라고 한다.(위키백과 재인용) 해마다 4월이면 ‘한강여의도 봄꽃 축제’가 열려서 해당 기간 동안에는 자동차의 출입이 통제된다고 한다.

왜 하필이면 윤중로라고 했으며, 그 안에 윤중중학교, 윤중초등학교, 윤중제 등의 이름을 가진 곳이나 그런 명칭이 많은지 모르겠다. 윤중제란 일본에서 들어온 말로 우리말로 하면 ‘방죽’이다. 방죽이란 “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둑”이다. 그러므로 윤중제(輪中堤)의 정확한 우리말은 ‘방죽’이다. 윤중(輪中)이라는 말은 일본말로 “방죽골”을 뜻한다. 즉 강어귀 마을에 큰물이 들면 그 강물이 마을로 흘러드는 것을 막으려고 강어귀에 둑을 쌓았다 그 둑을 우리말로는 방죽이라고 하고, 그 안에 있는 마을을 방죽골이라고 했는데, 이를 일본어로 와주(輪中)라고 했다. 이 방죽골을 둘러 싸고 있는 둑을 ‘와주테이(輪中堤)’라고 했다.(장진한, <신문 속의 언어지식>에서 일부 인용) 그러니까 1968년에 여의도에 방죽을 쌓고 이것을 일컬어 윤중제라고 했으니 그 당시의 공무원을 탓해야 할까 보다. 그냥 우리말로 방죽이라고 해도 좋은 것을 왜 굳이 일본어를 빌어 표기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 후에 윤중제 안에 있는 시설의 명칭들이 모두 이것을 차용하여 지었으니 윤중중학교, 윤중초등학교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벚꽃을 여의도에 잔뜩 심어 놓은 것도 뭔가 의문이 간다. 우리나라의 꽃인 무궁화를 심어도 되고, 벚꽃이 그렇게 좋다면 그와 비슷한 살구꽃을 심어도 좋았을 텐데 어쩌자고 왜색풍이 짙은 벚나무를 그렇게 많이 심었는지 의문이다.(무궁화는 성경에도 나오는 귀한 꽃이다. ‘샤론의 꽃 예수’라고 하는데, 여기서 ‘샤론의 꽃’은 ‘무궁화’이다.) 물론 벚꽃이 아름다운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창경궁의 벚꽃이나 여의도의 벚꽃은 뭔가 의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본에서는 해마다 벚꽃철이 되면 꽃이 만발한 곳의 명당을 잡으려고 제일 아랫사람이 하루 종일 진을 치고 기다린다는 말을 들었다. 필자가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뭐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벚꽃이 그들의 상징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하나미(花見)라는 축제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하나미(花見)는 벚꽃이 떨어지는 나무 아래서 친구와 가족, 때로는 연인끼리 음식과 술을 즐기며 아름다운 봄을 즐기는 축제라고 한다.(<다음백과> 재인용)

우리나라 사람들은 극일이니 친일이니, 토착왜구니 하는 말들을 잘 만들어 낸다. 일본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토착왜구나 친일이나 극일을 외치기 전에 우리말에 들어 있는 언어를 먼저 바르게 잡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어라는 것은 인구에 회자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굳어 버린 것은 수정하기가 힘들다. 짬뽕처럼 국민의 음식이 된 것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바꿀 수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윤중중학교 출신들이 얼마나 많을 텐데, 오늘날 갑자기 ‘방죽중학교’로 이름을 바꾸자고 하면 졸업생들은 또 가만히 있을 것인가? 윤중로하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하에 바꾸든지, 아니면 집단회의를 통해서 바꿀 수 있지만 오랜 세월 굳어버린 고유명사는 바꾸기가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렵다. 민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 기관마다 한국어를 바르게 쓸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어기본법에 의하면 한국어전공자를 군마다 하나 씩은 두어야 하는데, 시행되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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