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제주도, 제2공항 강행에 시민단체 거센 반발 이어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제주도, 제2공항 강행에 시민단체 거센 반발 이어져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와 맞물려 사업 강행 의사를 밝힌 제주도의 입장 표명에 도내 시민 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10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지자체의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반대 의견이 우세를 보인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10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제주특별자치도

이에 대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즉시 긴급 성명을 내고 "기어코 원희룡 지사가 건너지 말아야할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면서 이같은 결정은 "제2공항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64.5%의 도민 요구를 깔아뭉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어제(9일) 국토부 항공실장이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면담하더니 결국 오늘 제주도가 제2공항 강행 추진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한 것은 제주도민의 민의를 받들어야 할 도백이 국토부와 짬짜미를 통해 사업 강행을 모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질타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또 "도민의 민의를 대변하지 않는 도지사는 제주도에 필요 없다. 공식 절차를 거쳐 확인된 도민 의견을 거역한 원희룡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며 "국토부 역시 당정협의와 도민 여론조사 합의정신에 입각해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제주 시민 단체인 도청앞천막촌사람들도 11일 성명서를 내고 "원희룡 지사가 이렇게 도민들의 결정을 뒤집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며 "기어이 또 일을 내고야 말았다"고 성토했다.

제주 녹지 국제병원 개설 불허 권고 결정을 뒤집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2018년 10월 숙의형 공론 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 국제병원의 설립 여부를 두고 도민 참여단 180명을 대상으로 공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8.9%가 개설 허가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으로 진료 대상을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승인해 논란을 빚었다.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황당한 주장은 궤변"이라며 "주민 수용성과 제주공항 포화 제주의 균형 발전이라는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과 근거로 제2공항 사업 추진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는 제주도민들의 의사를 완벽히 무시하는 기만적인 처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려거든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해야 한다"면서 "도민 결정 무시하는 원희룡 지사는 즉각 퇴진하고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도 11일 논평을 내고 "사회적 합의 무시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5년 넘게 지속된 도민사회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된 도민 여론 수렴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밝힌 제주도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제주도정이 제2공항으로 촉발된 제주도의 환경 수용성 문제와 도민사회의 갈등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이어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말하는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면서 "개발사업으로 제주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이야기하는 원희룡 제주도정에 더 이상 기대는 없다"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도민 여론 조사 결과를 뒤집은 제주도를 성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0일 원 지사의 입장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제주도의회와의 사전협의도 없는 원 지사의 일방적 입장 공표에 우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여론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지사는 도민 의견 수렴 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합의했다"면서 "오늘 원 지사의 일방적 행태는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든 ‘답‧정‧너’식 행태"라고 질타했다.

또한 "원 지사는 성산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제2공항 입지에 대한 지역주민 수용성이 확보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며 "성산지역 전체 주민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찬성 비율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공항 부지로 수용되는 지역 주민들의 경우 반대 의견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 지사의 발언은 사실상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호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민의보다 소신이 중요하다는 원희룡 지사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이유 없다"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11일 오전 보도 자료를 내고 "몇 달간의 협상 끝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제2공항 건설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원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감 없이 국토부에 전달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며 "원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도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쳐 버렸다"고 수위를 높였다.

정의당은 또 "전체 도민 여론조사 결과 따라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64.5%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28.2%보다 2배 이상 높았다"며 "이런 도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원희룡 지사의 강행 의지는 거의 아집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은 이어 "의견 수렴을 한다는 이유로 도민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은 갈등을 종식하고 중재해야 할 당사자가 민의를 왜곡하고 갈등을 증폭시킨 것"이라며 "도민들은 더 이상 원희룡 지사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 갔다.

한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내용에 합의하면서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협력과 공동 노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국토교통부 정책 반영이란 단어가 빠진 채 도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참고용’이라는 전제가 달린 여론조사에서 도민은 반대 47.0% 찬성 44.1%(한국갤럽) 반대 51.1% 찬성 43.8%(엠브레인퍼블릭)로 반대가 높게 나타난 반면 성산읍 주민은 찬성 64.9% 반대 31.4%(한국 갤럽) 찬성 65.6% 반대 33.0%(엠브레인퍼블릭)로 찬성이 2배 이상 우세를 보이며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현창민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