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본경선에 오른 4명의 후보자들의 1대1 맞수 토론이 진행됐으나 애초 다짐했던 정책 검증이 아닌 상대 후보에 대한 치부를 드러내는 등 비방이 난무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15일 오후 5시 15분부터 <부산MBC>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4.7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1차 맞수토론' 1부에 나선 박성훈 후보와 박민식 후보는 '대기업 유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정치신인인 박성훈 후보는 기재부와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한 점을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 폭정의 결과로 부산 경제가 어렵다"며 "젊고 새로운 인물이 부산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재선 국회의원인 박민식 후보는 "공무원 스타일의 모범생 리더는 안 된다. 북극해에 풍덩 뛰어들고 에베레스트산도 올라갈 리더가 필요하다"며 박성훈 후보의 대기업 유치 공약이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박성훈 후보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과 내부적으로 협의했고 경제부시장으로 있으면서 물밑 작업을 해왔다"며 되려 박민식 후보에게 "기업 유치를 위해 뛰어본 적이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또한 박민식 후보의 공약을 두고 "뜬구름 잡는 공약"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박민식 후보는 "(내 공약을) 뜬구름 잡는 공약이라고 하면 함께 논의한 전문가들은 뭐가 되느냐"고 발끈했다. 또한 자신의 특수부 검사 경력을 언급하면서 "박 후보는 대한민국 범죄자들 잡아본 적 있느냐"며 후보자 개인 역량에 대한 의문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훈 후보는 구태 정치와의 결별을 강조하면서 젊은 새로운 경제 전문가가 앞으로의 부산을 살릴 골든타임 1년을 맡겨달라고 강조했으며 박민식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선거 이후 가덕신공항을 추진하지 않으면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사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어진 2부 맞수토론에서는 지지율 1, 2위인 이언주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격돌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인 '지역 현안'을 얘기하는 듯했으나 결국은 이언주 후보가 상대 후보의 과거 행적 등에 대한 비방을 쏟아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언주 후보는 "MB정권 때 청와대 오래 계셨다"며 당시 가덕신공항 공약 무산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공격에 나섰다. 이에 박형준 후보는 "당시 가덕도가 밀양에 비해 불리했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게 낫겠다 해서 미룬 것이다"고 해명했다.
박형준 후보도 이언주 후보의 '민주당 이력'을 문제 삼으면서 "MB정권 실세였던 게 문제인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맥락이라면 이언주 후보도 민주당에서 의원 두 번 하고 탄핵에도 앞장서지 않았나. 그럼 문재인 정권 탄생에 일조했다는 비판받으면 동의하겠냐"고 묻자 이언주 후보는 "문재인 정권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해 뛰쳐나왔다"고 받아쳤다.
또한 박형준 후보는 "경기도 광명에서 두 번 국회의원을 하고 왜 부산에 온 것이냐. 부산에 당선될까 싶어 온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자 이언주 후보는 "민주당을 떠나면서 광명에서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왔다. 부산은 자유한국당에서 권유한 것이다"고 말했다.
후반부 토론에서는 이언주 후보가 박형준 후보와 관련된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인신공격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언주 후보는 "18대 국회의원으로 계실 때 스크린 승마협회 업주 모임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아서 라스베이거스에 외유를 가서 카지노 도박 게임쇼를 보고 오셨다. 돌아오셔서 1억 원의 협찬을 받았고 그해 12월 바다이야기가 엄청난 문제 일으켰음에도 규제강화 막는 역할 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자살하고 물의가 빚어졌다"고 공격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 후보가 굉장히 곡해하고 잘못 이야기한다. 잘못하면 허위사실이 된다. 야당 의원으로서 조사받았지만 무혐의였다"며 과도한 비방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이언주 후보는 박형준 후보의 전직 보좌관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공방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박형준 후보는 "실명을 거론해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다. 변호사가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사과하셔야 할 것이다"고 항의했다. 끝내 사회자가 여러 차례에 중재에 나서면서 "부산과 관련된 현안이라는 주제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자유 토론을 벌였으나 선거 프레임에 대한 공방을 벌일 뿐 정책과 관련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마무리 발언에서 박형준 후보는 "오늘 참 죄송하다. 지역 현안으로 토론해야 하는데 인신공격 장이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명하게 할 게 있다. 팀이다. 하나가 되어 가야 한다. 이언주 후보도 같이 싸워주길 기대한다"고 후보자간 비방을 자제해주길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직후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원과 시민 등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이 ARS 투표를 벌여 '토론을 잘한 후보'로 박민식 후보와 박형준 후보를 각각 선택하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다음 맞수 토론회는 오는 18일 오후 KNN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박성과 박형준 후보, 박민식과 이언주 후보가 각각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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