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송악산 문화재로 지정해 개발 막겠다"

원희룡 지사가 '다음세대를 위한 제주의 약속, 청정 제주선언'에 대한 실천조치 1호를 발표했다.

원희룡 지사는 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실천하는 첫 번째 조치로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도민과 국민들께 청정제주의 자연경관을 되돌려 드리기 위해서라면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제주의 절경 송악산은 도민과 국민 모두가 누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런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송악산을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원 지사의 발표는 지난 25일 ‘청정제주 송악선언’(다음세대를 위한 제주의 약속)을 통해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한 난개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청정과 공존의 원칙을 적용하고 적법절차로 진행하겠다”고 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제주도는 강화된 기준과 새로운 도정방침을 송악산 뉴오션타운 유원지 비자림로 확장 사업 오라관광단지 동물테마파크 헬스케어타운에 우선 적용해 후속 처리 계획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송악산 일대는 1995년 처음 유원지로 지정된 이후 외국자본이 2013년부터 19만1950㎡(5만8천 여평)를 매입하고 약 3천억 원을 투입해 리조트 사업인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중 제주도의회에서 부결처리 되는 등 경관 사유화 환경 훼손 문화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여러 우려와 논란이 제기돼 왔다.

송악산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반경 500ｍ까지 개발사업이 제한된다. 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송악산 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 용역을 시작하고 이후 10월경 용역이 완료되는대로 제주도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12월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송악산 일대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뿐 아니라 세계의 '화산학 교과서'라 불릴 만큼 역사문화적 가치도 매우 크다"며 "송악산 인근에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셋알오름 일제 동굴진지(제310호)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제 고사포진지(제316호) 송악산 외륜 일제 동굴진지(제317호)뿐만 아니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442호인 연산호 군락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5년 지정 고시된 송악산 유원지의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시한은 2022년 8월 1일로 만료된다"면서 "송악산을 문화재로 지정하면 문화재 구역에서 반경 500m까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청정제주 송악선언’의 약속이 훗날 번복되어 송악산 일대가 또 다른 개발사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문화재로 지정해 항구적으로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기초조사를 위한 ‘송악산 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 용역’을 2021년 1월부터 시작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그는 "외국자본이 소유한 송악산 유원지 부지에 대한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정당한 가격을 치르고 그 땅을 되사와 도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문화재 구역과 문화재 보호구역에 속하는 토지는 국비 지원을 받아 매입하고 그 외에는 지방비를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매입 금액을 약 2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입 재원에 대해서는 문화재 지역 구역은 국비 지원으로 하고 나머지는 지방비로 충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지사는 "사업자는 사업상 손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민과 국민들께 청정제주의 자연경관을 되돌려 드리기 위해서라면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다른 개발사업들도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식 발표하겠다"면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도민과 국민께 약속한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