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장의 장마기간을 기록하면서 충북도내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와 같은 장마가 반복되는 경우 새로이 건립될 청주시 신청사마저 물에 잠길 수 있어 건립 계획 자체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50일로 지금까지의 최고기록인 지난 2013년의 49일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충북도내 중북부지역의 최대 강수량은 8월2일 기준 충주시 엄정면 316.0㎜, 제천 신월동 259.0㎜, 단양 영춘면 283.0㎜ 등이었다.
이번 폭우로 충북 중북부지역에서는 15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지역에서는 충남 천안시 병천면 병천천의 홍수로 청원구 오창읍 성재리 일원에서 피해가 발생했지만 나머지 지역은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7월16일 하루 동안 청주지역에는 청주 우암산 관측소 274.0㎜, 상당구 260.5㎜, 오창 238.0㎜, 진천 149.5㎜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향후 이렇게 많은 양의 비가 청주 지역에 내리는 경우 지난 2017년 7월의 호우 피해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무심천이 범람하는 경우 충북도청, 청주시청, 청주공고, 석교초, 주성초, 청주중 등 상당구 지역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이중 청주시청과 청주공고 및 인근 민간건물 등은 무심천 제방보다 낮아 직접 피해를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7년 폭우 때 청주시내 중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 청주대교의 상판 위로 강물이 범람하는 상황까지 이를 뻔했고 당시 상당구가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돼 이와 같은 위험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1970년 9월 왼공된 청주대교는 상판이 일자(ㅡ) 형태로 교각에 얹혀 있는 구조로 아치형으로 설계된 서문교와 달리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더욱이 길이가 128m로 무심천 중 가장 강폭이 가장 좁아 비가 많이 오면 가장 빠른 유속을 보일 수 있으며
범람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마로 인해 상류에서부터 밀려 내려오는 홍수가 청주대교 상판 교각과 부딪친다면 교각의 붕괴에 의한 물길 차단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물길이 무심천 제방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높이고 있다.
청주지역의 한 토목 전문가는 "청주대교는 지금과 같은 집중호우와 같은 상황을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기준으로 건설됐다"며 "기후 변화로인해 잦은 호우와 이에 따른 홍수의 양이 많아 진다면 유속과 교통량 등을 고려해 교각과 상판을 개선하거나 다리를 새로 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가 새로 짓기로 한 청주시청사에 대한 수해 가능성까지 제기돼 위치를 변경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의영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12)은 “당시 청주시와 청원군이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합의한 결정이었다”며 “자연 재난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당시 청원군의회 의원이었던 이 의원의 발언은 지난 2014년 통합 청주시 출범 과정에서 옛 청원군과 청주시가 현 위치를 고수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현 위치에 신청사를 짓기로 한 것이지만 자연재해의 상시화 가능성을 고려되지 않고, 정치적 합의를 우선시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위치 변경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황재훈 충북대 교수는 "이미 기후변화의 폭이 커지고 에상치를 뛰어 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서울시에서는 한강의 범람에 대비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며 "청주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은 “자연재해에 대한 심각성을 고려한 신청사 건립은 생각해 볼만 하다”며 “청주시 관련 부서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는 지난 달 신청사 설계 당선작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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