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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자 소유 200만채 세금 거의 안 내는데...집값이 떨어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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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자 소유 200만채 세금 거의 안 내는데...집값이 떨어지겠나?

[기고] 집값 급등 문제, 대통령이 대답해야 할 때다

“대통령님, 집값 안정화 의지가 있으신지요? 답변 요청드립니다.”

집값 문제와 관련된 청와대 청원이 부쩍 늘고 있다. 어떤 청원인은 대통령 사과와 정책 책임자 문책까지도 요구한다.

사회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발언하고 해당 부처에 지시를 내리는 일이 자주 언론에 보도된다. 얼마 전에는 “안산 유치원 식중독 철저히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갖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국민의 관심이 아무리 높아도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 해결이 더 빨라질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을 기사로 접하면서 이런 의문이 솟는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하고도 심각한 사안이 무엇인가? 국민 대다수에게 가장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사회적 현안은 무엇인가? 많은 국민이 “집값 급등 문제”라고 대답할 것이다.

대통령이 작년 말 TV 생방송을 통해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을 때, 방송사에서 ‘실시간 시청자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질문한 5개 항목을 발표했는데, 그 중 1위가 “집값이 오를대로 올랐는데 정부는 방관하나요?”였다.

문재인정부 3년간 서울집값이 50%나 폭등하였으니, 이 문제의 해결이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 된 것은 당연했다.

“집값급등 해결”이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

그러나 사회자가 대통령에게 5개 질문 중 어느 질문에 대답을 하겠느냐고 묻자 대통령은 1번이 아니라 “조국 이슈”를 선택하여 대답을 했다. 짐작컨대 대통령이 집값 문제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 그랬는지는 곧 밝혀졌다.

부동산 분야에 대한 질문을 딱 한명만 받았는데, 그 질문에 대해 대통령은 이런 답변을 했다.

“지금까지 부동산을 잡아왔다.”

“일부 고가아파트를 제외하면 서울집값도 안정되었다.”

“우리 정부는 이전 정부들에 비해 부동산정책을 매우 잘하고 있다.”

그 방송을 지켜보던 국민은 실로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국민의 절반이 넘는 무주택자가 밤잠을 못 이룰 정도의 고통을 받는데, 대통령은 현실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통령의 입에서 집값하락 정책을 기대했던 무주택 국민의 가슴 속에 절망과 울분이 끓어오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 이후 전국 집값 급등

사실 정부 출범 이후 서울집값이 급등하는 동안 대통령은 집값 문제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2017년 서울집값이 급등할 때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집값을 잡으면 피자 한판씩 쏘겠다”는 반진담 반농담의 한마디를 한 것 외에 집값 급등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러므로 작년 12월 ‘국민과의 대화’는 집값급등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사실상의 첫 기회였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하는 아파트실거래가지수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가격이 50% 급등했는데, 대통령은 “집값이 안정되었다”고 말했다. 현실을 전혀 모르거나 아니면 무관심하거나 둘 중 하나였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올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들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다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발언 이후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다. 오죽하면 집값상승에서 소외된 지역의 집값을 상승시켜 표를 얻겠다는 것이 집권당의 총선전략이었다는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졌을까?

임대사업자 소유 200만채 세금 거의 안 내

수도권 곳곳의 집값을 끌어올린 것은 '갭투기꾼' 등의 주택투기였다. 대통령이 전쟁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대인 '투기'가 대통령의 말이 귓가를 떠나기도 전에 수도권 곳곳을 휩쓸었다.

국토부가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특혜를 베풀었고, 그 세금특혜가 돈 있는 사람들을 주택투기로 끌어들인 결과였다.

전국의 임대사업자는 52만명이고, 그들이 소유한 주택은 임대주택 156만채와 거주주택 52만채 등 200만채가 넘는다.

그 200만채 주택에 대해 정부는 재산세를 전액 혹은 75% 감면하고, 임대소득세는 60% 소득공제에 더해 75% 세액공제를 해주며, 종부세는 전액 비과세한다. 집값 급등으로 얻는 양도차익은 70% 감면하거나 전액 면제해준다.

대통령이 말한 "전쟁"과 200만채 주택에 대한 세금 특혜 중 어느 쪽이 청와대와 집권당의 본심인지는 삼척동자라도 알 것이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 사람들은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판단한다.

2500만명의 고통 해소 위해 대통령이 나서야

지난 3년간 서울집값이 급등한데 이어, 작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과 지방도시의 집값도 급등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전국 집값이 골고루 급등한 것이다.

전국민의 절반이 무주택자다. 2500만명의 국민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을지는 구태여 조사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나 집값 문제를 걱정하는 카페의 글들을 보면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의 거짓말에 가려서 집값급등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주장부터, 집권당과 청와대가 기득권 자산가에 편입되어 무주택자의 고통보다 집부자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장관이나 청와대 고위직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답변만이 땅에 떨어진 정권의 신뢰를 일부라도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무주택 국민은 대통령의 입에서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특혜를 당장 폐지하겠다”는 말이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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