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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바보야, 문제는 119구급활동 시스템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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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바보야, 문제는 119구급활동 시스템이란 말이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SBS 낭만닥터 김사부 캡쳐

"니들...그 그XX가 어떤 놈인줄 알아? 그 XX...강간범이야 강간범...알아!"

"그쪽 사연이 가슴 아프지만, 나 이 환자 포기할 수 없어요. 나한테 그럴 권한이 없어요. 나는 판사도 법관도 아니거든. 그러니까 죗값을 받아내던 벌을 주던 내 수술 끝나고 그 다음에 하세요"

SBS 월화드라마였던 '낭만닥터 김사부1' 8회에 나왔던 대화 중 한 대목이다. 환자 수술에 있어 수술대에 누워있는 대상이 그 누구라도 의사의 역할을 하겠다는 김사부의 대사.

당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참으로 인상깊게 보고 들었던 대사였다. 요즘 이 '낭만닥터 김사부'의 장면이 줄곧 머리를 스치곤 한다.

최근 전북 전주에서는 연쇄살인범 '최신종'의 사건으로 들썩거렸다. 아직도 그 충격의 여파는 가시지 않고 있다.

최신종과 관련한 여러 취재와 보도를 하면서 오해 아닌 오해가 생겨난 것 같다. 최신종을 두둔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최신종이 경찰에 검거되기 전에 약물복용 여부로 최신종의 집에 출동한 119구급대의 활동을 두고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당시 119구급대는 신고자가 최신종의 가족인 것을 당연히 몰랐고, 이송을 거부했던 환자 역시 '최신종'인줄 몰랐다. 경찰이 아니었다면 어느 누구라도 몰랐던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119구급대가 남긴 여러 활동이 오해와 불신을 키우고 있다.

약물 복용을 확인하고 센터로 복귀해 문자까지 발송했는데 최신종 검거 후에는 119구급대원이 직접 남긴 문자 발송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119구급대는 경찰의 브리핑 내용이 '거짓말'이라고 떠넘기고 있다.

또 출동 당시 119구급대는 환자 미이송시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서명을 받아야한다"는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를 위반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률에 '이송환자 등의 이송거부'를 살펴보면 "구급대원은 응급환자를 이송하지 아니하는 경우 구급거절·거부 확인서를 작성해 이송을 거부한 응급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명시돼 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는 보호자에게도 확인 서명을 받지 않고 철수했다.

그러나 전주완산소방서측은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이냐"라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최신종이 약물을 복용했는지, 안했는지는 여기서 사실 관건이 아니다. 약물 복용 여부를 떠나 최신종은 세상으로부터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119구급대의 시스템을 한번 돌아보자는 것이다. '최신종'을 떠나서 말이다. 출동 현장에서의 구급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왜 국민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119구급대원들을 귀찮게 하냐는 비난도 있다. 그 마음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출동 전 과정 등에 대한 시스템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또 다른 환자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런 문제는 전주완산소방서측도 인정한 대목이다. "행정적으로, 문서적으로는 오류가 있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소방서측의 입장은 고작 여기까지이고, 묵묵부답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만 이어가고 있다.

활동했던 현장의 사실만 확인하고, 밝혀주면 되는데도 당시의 전 과정을 꽁꽁 숨기고 있다. 오히려 그 대상이 나중에 알게된 '최신종'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해당 구급대원이 전북도청 공무원의 자녀인지여서 그런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이 아마도 전북도청 공무원의 자녀인가 보다.

9일 누군가를 통해 굉장히 불안해한다고 연락이 왔다. 전주완산소방서는 전북소방본부 하부 조직이고, 전북소방본부는 전북도청에 속해 있다. 왜 불안하다고 그러는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구급활동 시스템에 대한 문제만 이야기하자. '최신종'은 빼고.

"그쪽 사연이 가슴 아프지만, 나 이 환자 포기할 수 없어요"라는 김사부의 대사가 다시 머리에 맴돈다. 휴머니즘이 아니라 팩트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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