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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없는 천사' 성금은 '방치물'?...항소심서 나온 논리는

2인조 절도범 변호인들, 항소심서 '방치물 절도'·'범죄예방 효과' 주장

ⓒ프레시안

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을 훔쳐 달아나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2인조 절도범들이 항소심에서 이른바 '방치물 절도'와 '범죄예방 효과'를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에서 3일 열린 '얼굴없는 천사' 성금 절도범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 김모(35) 씨의 변호인은 "성금 절도사건은 엄밀히 따져보면 방치물에 의한 절도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주민센터 밖에 익명의 기부자가 성금을 놓고 가면 적절한 시기에 회수하는 방식인 점을 보면 절취품이 장시간 방치된 틈이 있다"라며 "피고인이 이것을 노린 것은 분명 잘못이고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양형기준에 따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법원의 양형 기준의 절도 범행 중 '방치물 절도'로 형량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어 김 씨 변호인은 "이 사건은 원심 형량 선고로 보나, 주거관계로 보나 피고인 김 씨가 주도한 건 아니고 공범이 정신병력이 있어 정상인에 비해 사리분별이 떨어지는 김 씨를 보내 기부 성금상자를 가지고 오도록 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방치물 절도' 접근에 공범인 이모(36) 씨의 변호인은 '범죄예방 효과'로 나섰다.

이 씨 변호인은 "동일한 금액에 해당되는 절도사건에서 일반적 비난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검찰에서는 기부문화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피고인이 받는 비난을 보면 오히려 일반인에 대한 범죄 예방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이 다른 지역에 살기 때문에 노송동 익명의 천사 기부자 선행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지는 몰랐고, 범행 전 선행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면서 "경찰 전화를 받고 순순히 임의동행은 물론, 피해 물품의 회복에도 협조한 만큼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집행유예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지역사회의 따뜻한 기부문화에 악영향과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피해자는 우리 사회 전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 김씨에게 징역 1년 6월, 이씨에게 징역 2년의 형을 내려달라"고 결심했다.

피고인 김 씨와 이 씨는 이날 최후진술을 통해 "모든 것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라면서 "기회를 준다면 새롭게 태어나고, 나쁜 유혹에 현혹되지 않은 채 바르게 살겠다"고 말했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0시 3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 '희망을 주는 나무' 밑에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간 기부성금 6016만 3210 원을 가로채 도주한 뒤 4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충남 논산 등지에서 검거됐다.

당시 이들은 '얼굴없는 천사'가 매년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돈상자를 놓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주민센터 인근 차량 안에서 잠복 등을 하며 '얼굴없는 천사'가 등장하기를 기다렸다 범행을 저지른 후 SUV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빠져 나간 다음 경찰의 추적 끝에 잡혔다.

한편 이들은 1심에서 징역 1년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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