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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고객 한밤중에 20여분간 감금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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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고객 한밤중에 20여분간 감금 ‘황당’

농협 ATM코너에 갇혀, 내부에 아무런 안내도 없어…농협, “드릴 말씀이 없다” 사과

17일 밤 11시55분 농협 입출금코너 입장

17일 밤 11시58분 현금입출금기(ATM) 화면에 ‘잠시 후 Reset됩니다’라는 자막 나타남

17일 밤 11시59분 현금입출금기(ATM) 화면에 ‘잠시 후 기기점검에 들어갑니다’라는 자막 나타남

18일 00시00분 ‘철커덕’하는 소리와 함께 ATM코너 출입문 잠김

18일 00시01분 보안업체와 통화

18일 00시20분 보안업체 관계자가 출입문 열어줌

사전 안내 없이 잠겨버린 출입문…방송도, 자막도 없었다

지난 17일 밤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 충북 청주시 서원구 농협충북지역본부를 찾았던 A 씨(57. 청주시 흥덕구)는 현금입출금기코너에 20분 가까이 갇히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늦은 밤 시간대였지만 오늘 안에 은행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늦은 밤에도 이용할 수 있는 현금입출금 코너를 방문한 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밤 11시55분 쯤 농협에 도착해 한창 입금을 하고 있던 A 씨는 11시58분 ATM기기 화면에 ‘잠시 후 Reset됩니다’라는 자막이 뜨는 것을 보고 ‘컴퓨터의 다운을 막기 위해 가끔 재부팅 하는 것처럼 ATM 기기도 정해진 시간에 재부팅을 하는가보다’라고 생각했다.

1분 뒤 ATM 기기에서는 또 다시 ‘잠시 후 기기점검에 들어갑니다’라는 자막이 나오자 ‘그럼 재부팅되면 기다렸다가 사용하면 되겠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같은 A 씨의 생각은 자정이 되면서 완전히 빗나갔다.

자정이 되자 갑자기 ATM 기기와 내부 조명이 모두 꺼지더니 ‘철커덕’하는 소리와 함께 출입문이 잠겨버렸던 것.

당황한 A 씨는 출입문을 열 수 있는 버튼을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이를 찾을 수 없었고 ATM 부스에 설치돼 있는 전화를 들어 농협고객행복센터로 연결되는 버튼을 눌렀지만 신호만 가다가 상대방과 연결되지 않고 끊어져버렸다.

더욱 당황하게 된 A 씨는 다시 전화로 경비업체에 연결을 시도, 업체 콜센터 관계자와 통화를 하게 됐다.

하지만 스스로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과 경비업체 관계자가 현장에 출동하는데 20분 이상 걸린다는 말을 들은 A 씨는 낙심과 허탈함에 빠졌다.

마치 자신이 절도범으로 오인 받는 듯한 자괴감이 엄습해왔는가 하면 긴장한 탓이었는지 생리현상이 나타났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TM 코너의 위치가 대로변이어서 밖에 가로등 불빛이 비추고 있어 그다지 어둡지 않아 무섭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지만 한밤중이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어 힘들었다.

몇분이 지났을 까?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한 A 씨는 우선 ATM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출입문 외부에서 운영시간을 자세히 읽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A 씨가 갇힌 농협충북지역본부영업점 ATM 부스에 걸린 안내문. 운영시간이 표기돼 있지 않다 ⓒ독자 제공

그러고 나서 휴대전화의 손전등을 켜서 ATM 코너 안에 운영시간에 관한 안내문을 찾아보았지만 ‘CD/ATM 운용시간은 영업점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시간은 표기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또한 방송이나 ATM 기기의 자막으로도 아무런 사전 안내를 하지 않았다는 것과 출입문이 잠겼을 때 자신이 절도범이 아님에도 문을 내부에서 열 수 없다는 것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20여분이 지난 뒤 A 씨는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비업체 직원에 의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농협, “드릴 말씀이 없다” 사과…안내방송·문구 게시, 30여초간 퇴장 시간 더 주기로

문제가 발생하자 농협측은 즉시 사과한다는 뜻과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농협충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충북지역본부 영업점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19일 경비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상의하고 밤 11시55분에 출입구 폐쇄에 관한 안내방송을 하고 12시가 돼도 고객이 짐을 챙겨 나갈 수 있도록 30여초간 여유를 더 주기로 했다고 프레시안에 알려왔다.

또한 ATM 기기에 운용시간 안내문을 부착해 고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농협충북지역본부도 도내 전 지점에 365코너 마감운영과 관련한 공문을 하달해 지도를 하는 등 개선의지를 보였다.

▲농협충북지역본부 영업점이 사고 발생후 개선한 안내문구. ATM기기마다 운용시간을 알리고 있다 ⓒ농협충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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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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