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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한나라 전대 때 돈봉투 받아…검찰 수사 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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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한나라 전대 때 돈봉투 받아…검찰 수사 응하겠다"

원희룡 "이런 관행 있었던 게 사실"…민주당 "대표도 돈 주고 사냐"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18대 국회 들어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당선됐던 전직 대표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박근혜 위원장)는 폭로가 나온지 하루 만인 5일 검찰 수사를 의뢰키로 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고 의원은 4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중 한 명(친이계)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봉투가 온 적이 있어서 곧 되돌려줬다"며 "결국 그 분이 당선됐는데, 그 분과 돈봉투를 전한 분이 같은 친이계에다 자신을 지지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싸늘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그 분과 돈을 전달했던 분은 지금도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돈봉투를 줬던 친이계 전직 대표와 관련해 그는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됐던) 지난 7.4전당대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고승덕 의원 ⓒ한나라당
18대 국회 들어 전당대회를 통해 당선된 대표는 현직 국회의장인 박희태 전 대표와 안상수 전 대표다. 두 전 대표 중 한 명이 대의원 매수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비대위가 검찰 수사를 의뢰키로 한데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시작돼 나를 부를 경우 당당히 수사에 응하고 정치발전을 위해 내용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당대회 때 돈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정권 들어와서 세 번의 전당대회가 있었는데 저는 경계대상이어서 그런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이런 관행이 일부 있어왔던 게 사실이고 또 흉흉한 소문들이 도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런 폭로가 나온 이상 당내에서 비난도 많겠지만 당내에서 표를 계파라든지, 이런 개인적인 지원관계로 발을 묶는 관행이 뿌리 뽑혀야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 쇄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만큼, 이번 고 의원의 폭로가 당내 '정풍운동'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부패 비리가 탄로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 비리를 사과한 다음날 대통령 '멘토'의 비리 의혹이 깜짝 불거졌는데, 한나라당으로까지 번졌다"며 "당 대표까지 돈으로 사는 정당,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으로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이냐"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고승덕 의원은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고승덕 의원은 지난해 12월 14일에 <서울경제> 칼럼에서 '돈봉투' 파문을 이미 언급했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체제냐, 전당대회냐, 등 쇄신 방안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었다. 고 의원이 쓴 칼럼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필자가 아는 한 한나라당에는 '공천헌금' 거래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느 당이든 당내 선거에서는 아직 돈 봉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전당대회 때 지방의 원외 지구당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서울로 올라오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돈 봉투의 존재이유로 말하기도 한다.



한번은 전당대회가 열리기 며칠 전에 필자에게 봉투가 배달됐다. 어느 후보가 보낸 것이었다. 상당한 돈이 담겨있었다. 필자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소신에 따라 봉투를 돌려보냈다. 필자는 어차피 그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 후보에게 투표했다.



문제는 그 후 벌어졌다. 당선된 후보가 필자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싸늘했다. 이상했다. 지지했는데 왜 그렇게 대할까. 정치 선배에게 물어보니 돈을 돌려보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니, 그럼 돈을 받을 수는 없는 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돈은 상대방을 믿을 때만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려주면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는 돈을 받지 않아도 지지하겠다고 분명히 의사표시를 해야 오해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선배의 냉대는 계속되고 있다. 필자에게 죄가 있다면 당내선거에서 돈을 말없이 돌려주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몰랐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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