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안상수 원내대표가 "정부가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논쟁을 중단하자"고 한데 대해 친박계는 정면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친박계 복당파 모임인 '여의포럼'이 세미나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쏟아지는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주제를 '재보선 이후 향후 정국'으로 황급히 바꿨지만, 이날 원래 테이블에 오를 대상은 세종시 문제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논의도 하지 않았다. 중간중간 휴식 시간에 세종시 관련 얘기들을 잠깐 나누긴 했지만 어떤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모두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를 기점으로 친박계 내부에서 모종의 공감대 형성을 도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미 원칙을 밝힌만큼 그 이상의 얘기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했을 때부터 우리는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봤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오늘 제안한 것은 세종시 문제를 수정하자고 하는 의도로 말한 것으로 본다"며 "아주 심각한 문제로 생각한다. (논쟁을 잠시 중단하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당 주류(친이계)가 국민 투표 카드를 꺼내고,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문제를 계속 들쑤시는데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며 "솔직히 국민투표가 되겠느냐. 수정론이 힘을 받겠느냐.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치 컨설턴트 김능구 'e윈컴' 대표가 참석, 10월 재보선 이후 정국에 대해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발표된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여론 조사 결과를 근거로 "박근혜 전 대표 발언 이후 세종시 원안 고수 의견이 41.9%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인 29.6%를 앞질렀다"고 설명했으며 이와 관련해 참석한 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가 시작 전 주호영 특임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세미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친박계 분위기는 심상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전날 당직을 사퇴한 이성헌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벌써 4년 전 결정된 사항을 지금에 와서 국민투표를 통해 뭘 해보자고 하는 것은 정말 국민들을 도구나 수단 쯤으로 아는 그런 생각"이라고 당 주류인 공성진 최고위원 등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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