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권 단일후보 정책팀이 지난 6년 간 추진해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책과 나 후보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상당 수 공약이 오 전 시장의 구상, 혹은 계획과 비슷하거나 같고, 일부 공약은 기존 '오세훈 구상'보다 후퇴한 것도 있었다.
이를테면 1자치구 2체육센터 건립, 학교 복합 체육문화시설 건립 등은 서울시 민선 5기, 즉 오세훈 전 시장이 만든 4개년 계획과 목표 연도, 최종 목표 규모까지 일치한다.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연합 |
만 3~4세 정부에 표준 보육비 인상 건의, 5세 아동 무상보육 등도 마찬가지다. 보육비 인상은 이미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를 한 상태며, 5세 아동 무상 보육은 내년부터 정부가 실시하기로 결정한 사업이다.
또 나 후보의 '보행 시 흡연 금지' 등의 공약은 이미 서울시의회에서 조례로 만들었고, 확대 시행중이다. 스쿨존 금연 구역 추진 부분 역시 이미 조례가 제정됐고, 확대시행 중에 있다.
박 후보 선대위 송호창 대변인은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노인 복지 센터 18개소, 행복타운 건립 등은 기존 시설과 차이가 없고, 수도권 철도망 투자를 연계하고, 서울-인천 20분 시대를 열겠다는 나 후보의 공약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계획을 재구성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베껴서 축소한 정책도 있다. 장기전세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5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보다 2000호가 감축된 것이다. 재건축 재개발 시 임시 영세 세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순환용 주택 1150호 공급 부분도, 오 시장이 265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안에서 후퇴한 수준이다. 주택 바우처 1만 2000세대 지원 공약도 이미 1만 3000세대를 지원하겠다는 기존 서울시 방침에서 1000 여 세대가 줄어든 것이다.
나경원 '뉴타운 열풍' 재현?…"상계·불광 등을 강남처럼 만들겠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나 후보는 이날 강북을 겨냥해 내 놓은 '재건축 연한 단축' 공약에 이어 대규모 '토목' 공약을 내 놓았다. 층수 제한 폐지, 상업 지역 확대 등 대규모 개발로 이어지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 공약이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수 '서울 균형발전 정책 간담회'에서 "고도·경관지구라는 수십년 묵은 중복규제 완화로 변두리 지역을 지역발전 거점으로 변화시킬 제도적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현행 '층수·높이'로 돼 있는 중복 규제를 '높이'만으로 단일 규제하는 등 고도 제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상대적으로 낙후 지역인 상계·창동, 불광, 사당, 천호, 상암, 대림, 신도림, 망우, 양재, 마곡 지역을 '10대 지역 거점'으로 지정해 이들 지역을 강남 도심처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나 후보는 상업지역 확대, 복합환승센터, 주거복합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상업지역 확대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공공임대주택, 청년창업공간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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