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추가 폭로 "현직 검사장급에 1억 원 전달"

"사업가 김 모 씨 통해 전달…수표 추적해 밝히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7일 "현직 검사장급 인사에게 한 사업가를 통해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이날 오전 강남구 신사동의 이 회장 사무실과 성동구 금호동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 했다.

이 회장은 "2009년 10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소개로 검찰 쪽 사정에 정통하다는 사업가 김 모 씨를 만났으며, 김 씨가 '권재진 장관이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 일을 풀려면 돈이 좀 필요하다'고 해 수표로 1억 원을 건넸다"며 "김 씨가 '1억 원을 현직 검사장급 인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 회장은 이어 "SLS조선 급여통장에서 나온 이 수표를 추적해 누구에게 돈이 들어갔는지 검찰이 스스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돈을 전달했다는 사업가 김 씨에 대해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인물로서 신 전 차관과 알고 지낸지 오래됐다"며 "웬만한 변호사보다 낫고 대한민국 검찰을 꽉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전 차관은 법조 기자 출신으로 법조계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직 검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김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신 전 차관의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 고위층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말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회장의 매형, 사촌형, 그리고 이 회장의 친구인 강모 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내 주변 사람까지 압수수색하며 압박하고 있다"고 "내가 검찰청 앞에서 할복 자살하길 바라냐, 교도소에서 썩길 바라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사촌 형은 지난해 신 전 차관에게 현금 2000만 원을 전달했으며 친구 강씨는 권 장관에게 구명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 대구 지역 언론인 출신 이 모 씨에게 5억 원을 빌려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1시 경 이 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신재민 전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금품을 전달하거나 향응을 제공한 의혹과 함께 검찰은 이 회장 개인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도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