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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영준은 알고 있다. '미얀마 광구'의 진실을…"

신건 "박영준, 총리실 직원에 관련 주식 살 것 권유해"

'정권 실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연루된 '미얀마 빈광구 개발 특혜 의혹',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주가 조작 의혹'이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두 사안에 대해 "통상적인 자원 외교"라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박 전 차관은 두 건 모두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차관이 '미스터 아프리카'를 자칭하며 벌였던 자원 외교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이다. 또 자원 외교 과정에서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것 역시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C&K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총리실 근무자들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그 분들은 (박 전 차관과) 전혀 다른 사실을 얘기한다. (박영준) 증인이 과장급 인사들을 증인 방에서 만날 기회가 있을때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따낸 회사인) C&K 주식을 언급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돈 벌겠냐'면서 주식 살 것을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박 전 차관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은 여전하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집중 제기된 '미얀마 빈 광구' 의혹과 '카메룬 다이아 주가 조작 의혹'을 살펴봤다.

'미얀마 광구' 의혹 증폭…박영준 "사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박영준 전 차관. ⓒ뉴시스
박 전 차관은 이날 자본금 16억 5000만 원짜리 신생 업체인 KMDC(이영수 회장)를 "작년 12월 방문 때 미얀마 에너지부 장관에게 소개를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일반적으로 다 그렇게 한다. (KMDC뿐 아니라) 대여섯개 중소기업이 같이 (면담 자리에) 들어갔다"며 자신의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봐도 이영수 회장과 KMDC가 특혜를 받았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그가 왜 특혜를 받았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을 "지난 대선 때 만나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이 대통령의 양대 사조직 중 하나인 선진국민연대 조직 핵심 역할을 했고, 이영수 회장은 다른 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 회장이 뛰어들게 된 미얀마 해상 광구 개발 논의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다. 박 전 차관은 당시 자원외교 차원에서 미얀마를 방문했다. 이후 5월에는 한나라당 당료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사조직이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 대표를 지낸 이영수 씨가 KMDC를 설립한다. 6월에는 이 회장과 함께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미얀마를 방문했다. 8월에는 지식경제부 합동조사단이 미얀마를 방문해 7개 광구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후 조사단은 일부를 '빈광구'로 판단을 내리는 등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그러나 박 차관은 작년 12월에 미얀마를 방문해 KMDC 관계자를 다른 기업들과 함께 에너지부장관에게 소개를 해 줬다. KMDC는 1달 만인 올해 1월 MOU 체결 과정도 생략한 채 사업권을 따냈다. 이 과정과 관련해 박 전 차관이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회사 소개와 달리 그 회사(KMDC)를 소개하자 (에너지부 장관 등이) 이상 반응을 보였다. 굉장히 적극적이고 특별한 반응을 보였다. 저는 화제를 돌렸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 대우인터네셔널 미얀마 가스 개발의 주인공인 양 모 전무가 있었다. 그 분을 불러서 어떻게 된 거냐. 체크를 해보라고 지시를 했다. 한 두시간 체크하더니 보고한 게, '이것은 KMDC를 보고 (개발권을) 준 게 아니고, KMDC 미얀마 측 파트너 회사의 유력자를 보고 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해서 자원개발 과장 등을 불렀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정치적 결정 아니냐. 위험할 수 있다. 원칙에 입각해 굉장히 철저히 봐야 한다 내가 이 직을 떠나도 당신들은 그 부분을 정밀하게 봐라. 자칫하면 사고날 수 있다. 정치가 개입되면 안 된다'고 지시를 했다. 돌아와서 에너지자원 실장, 석유공사 사장에게도 지시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는 데 원칙에 입각하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라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이와 함께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이 공문을 보내 KMDC 국내 펀딩, 자금 조달 과정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총리실, 지식경제부에 다 보냈다"고 밝혔다. 당시 공문에는 "현지협력회사도 존재감이 없고 신뢰하기 힘들다"고 돼 있다. 실제로 이같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 올해 7월부터 예정된 KMDC 투자 설명회는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존재감이 없는 현지 협력회사"를 미얀마의 장관이 "유력자"로 보고 지원했다는 것이 된다. 이는 미얀마 빈광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박 전 차관이 아닌 '다른 세력'이 개입돼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를 감지한 박 전 차관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한 것이다.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난해 6월 대거 미얀마를 방문한 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이영수 회장이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 연합뉴스 캡쳐

일각에서는 박 전 차관이 새만금 방조제 기술 전수 등을 미얀마 측에 제안하지 않았다면 미얀마 측이 국내 특정 회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세력'이 개입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박 전 차관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KMDC도 카메룬 C&K 다이아몬드 주가조작 사건과 닮아 있다. 그러나 KMDC는 판을 벌여보기도 전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흐지부지 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미얀마 에너지장관을 만난 자리에 KMDC 뿐 아니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측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해 박 전 차관은 "베트남 갔을 때 박연차 회장의 45억 달러짜리 화력발전소 사업을 도와줬다. (태광실업은) 전 정권 협력회사지만 국익 위해 여야가 없다고 해서 제가 가서 도와줬고, 그래서 (박연차 회장 측) 일행이 왔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박영준, 총리실 직원에 '주식 사라.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돈 벌겠냐'고 해"

KMDC와 함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관련 C&K 주가조작 의혹도 이날 국정 감사 도마에 올랐다.

카메룬을 방문해 C&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차관은 이와 관련해서도 "주가 얘기는 모르고, 저는 그 C&K 현지 회사 주식은 한국과 관련이 없는데 지분을 가진 한국 코스닥 회사가 있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따라간 공무원들에게 '공직자가 절대 (C&K) 주식을 사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주식 폭등을 예측했다는 심증이 가는 발언이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의 계산에 따르면 C&K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실장인 조중표 현 C&K 감사, 그리고 박 전 차관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전직 방송 관계자 김 모 씨는 약 20억 원에서 최대 200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었다.

신건 의원은 "박 전 차관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돈 벌겠냐'면서 주식을 살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차관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자 신 의원은 "(앞으로 검찰이 수사를 하게 된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 위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 주식을 샀던 총리실 직원들이 이 문제가 불거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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